석굴암 불국사 등 산사태 위험 노출
경주 국립공원 토함산 일대
녹색연합, 실태 조사 보고서
경주 토함산 정상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산사태가 발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석굴암과 불국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2일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산사태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고 집중호우 시기를 앞둔 만큼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정밀조사를 해야 한다”며 “국립공원 산사태에 대해서 종합적인 대응 매뉴얼이 필요한데, 여러 부처에 업무가 흩어져 있는 만큼 국무총리실 등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기관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색연합은 ‘경주 국립공원 토함산 산사태 위험 실태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경주 토함산 산사태 발생 지점은 약 24곳(10일 기준)이다. 토함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서쪽인 경주 진현동·마동 등과 동쪽인 문무대왕면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산사태가 발생했다. 주로 해발 400~700m 사이에 집중적으로 일어났고 그 영향은 계속되고 있다.
녹색엽합은 “토함산 대형 산사태 현장은 발생한 지 1년6개월이 지났지만 토양 붕락과 침식이 계속되고 있다”며 “산사태 발생지 둘레의 식생과 토양층 흙과 암석이 쏠려 나가며 무너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토함산은 경주 지역에서 가장 큰 산으로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다. 일대가 경주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녹색연합은 “석굴암 위쪽에 발생한 산사태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 큰 비가 내리거나 지반이 흔들리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불국사 역시 경주시 진형동 산7번지 일대에 토양 침식이나 구곡 침식이 일어나고 있어 집중호우 시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23년 7월 경북 영주 소백산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주민 3명이 사망했고 지리산국립공원에는 지난 2000년 전후부터 40개소가량의 산사태가 발생했다”며 “국립공원도 기후변화로 커지는 산사태 재난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곡 침식은 물길이 형성되지 않는 상태에서 비가 내리면서 넓은 지역의 표토가 제거되는 현상과 유수에 의해 하천의 물길이 유실되는 현상의 중간적 형태로 일어나는 침식 현상이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