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중소기업 미래다│① 인력난 해법 없나
핵심인재 부족, 지속성장 저해
63.6% 만성적 인력난 … 정부·중소기업, 인식개선·장기재직 여건 마련
중소기업 인력난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기업은 '인재가 기업의 미래'라는데 동의한다. 산업화 초기에 '사람'은 하나의 원자재로 취급 받았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사람'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원동력으로 떠올랐다.
자본 기술 판로 인지도 등 모든 분야에서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인재 확보는 경영의 핵심 과제다. 한명의 인재라도 확보하려 노력하지만 현실은 매우 어렵다. 파격적인 임금이나 복리후생을 갖춘 중소기업들도 단순히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좋은 인재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취업 의사 10% 불과 =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2013년 중소기업 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6%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잡코리아 조사에서는 중소기업 70%가 적합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10월 한국경제연구원의 '우리나라 국민의 기업 및 경제 현안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도 국민 중 절반은 중소기업을 향후 경제발전을 견인할 요소로 보고 있지만 정작 취업 시 중소기업에 지원하겠다는 지원자는 10%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직업 선택 시 안정성을 중시한 결과 공무원(34%), 전문직(28%), 대기업 취업(17%)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중소기업은 10%, 창업·자영업은 11%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13년신입사원 채용실태'에 따르면 대기업(31.3대1) 경쟁률은 2008년(30.3대1)에 비해 증가했으나, 중소기업 경쟁률(6.0대1)은 2008년(8.4대1)에 비해 감소했다. 대졸자들의 중소기업 취업 선호도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결과 지난해 중소기업 인력부족률은 2.59%를 기록했다. 적정인원 100명 중 2.59명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중 연구직과 기술직 인력부족률은 각각 3.14%와 4.06%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연구원 김세종 부원장은 "중소제조업 인력부족은 연구직과 기술직 등 핵심분야에서 더 심해 지속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청년실업은 심각하다.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청년층 실업률은 10%에 육박했다.
◆청년층 눈높이에 변화 = 하지만 최근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중소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청년층 취업 눈높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서다.
한 취업 포털사이트가 실시한 지난해 8월 말 설문조사에서 전체 신입 구직자 708명 중 46%가 중견기업, 28%가 중소기업, 25%가 대기업이 최종 목표라고 답했다. '평생직장은 없다'는 학습효과로 청년층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중견·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정보원 고용조사분석센터가 청년층 취업자와 구직자 등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층 취업 실태 및 의식 조사' 결과에서도 취업 유형으로 '국내 민간 중소기업'을 18.5%를 꼽아 가장 높았다. 이어 '국내 민간 대기업'(18.4%) '정부기관(공무원, 군인 등)'(14.3%)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이 호감을 갖도록 중소기업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면서 "기존 인력을 키우고, 이직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높은 이직률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 현재 중소 제조업 근로자의 경우 66.6%가 5년 미만 재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성 부족을 불러 중소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원인이다.
◆장기재직 여건 마련 시급 = 따라서 근로자가 장기재직 할 수 있는 여건을 시급히 마련하고, 인식개선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중기중앙회 인력 실태조사에서 청년층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이유로 '낮은 임금수준'(58.2%)을 꼽았다.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편견(15.4%), 낮은 복리후생 수준(10.9%) 순으로 응답했다. 현재 중소기업은 대기업 대비 임금은 67%, 복지는 52.6% 수준에 불과하다.
중기중앙회 송재희 부회장은 "사회 전반에 걸친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인재확보를 어렵게 하고, 인재부족은 중소기업 성장 저하를 가져온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의 사회적 편견을 깨려는 사업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