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박 벗겨내면 피부가 좋아질까?

2014-10-21 09:32:30 게재

올바른 각질제거로 젊은 피부 만들기

찬바람이 부는 가을철엔 피부가 건조해지고 각질층이 두꺼워져 자칫 나이 들어 보일 수도 있으므로 평상시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하지만 무엇이든 과한 것은 좋지 않다. 잘못된 각질제거 방법은 오히려 내 피부에 독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가 제안하는 올바른 각질제거 방법으로 피부 나이를 젊게 되돌려보자.     



도움말 이나경 뷰티칼럼니스트

 
각질제거 효과 높이는 AHA와 BHA

피부를 젊게 되돌리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각질제거다. 하지만 속이 후련할 만큼 박박 문질러 각질층을 소멸시키는 등 과도한 각질제거는 피부를 손상시키는 지름길이며 오히려 피부에 약이 되기보단 독이 될 수 있다.
『서른부터 달라지는 스페셜 스킨케어』(북하우스)의 저자인 이나경 뷰티칼럼니스트는 "보통 각질제거라고 하면 필링 젤이나 스크럽 등을 이용해 주 1~3회 정도 물리적으로 각질을 제거하는 방법을 떠올린다. 그러나 좀 더 확실한 효과를 위해서는 AHA와 BHA 등 화학적 각질제거 성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들 성분은 각질 세포 사이사이의 연결고리를 끊는 역할을 해서 자연스럽게 각질이 제거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또, "클렌저, 토너, 에센스, 모이스처라이저처럼 매일 사용하는 기초 화장품 속에 AHA와 BHA 성분을 함유시켜 데일리 스킨케어 과정에서 꾸준히 각질제거를 해주는 것이 좋다"며 다음과 같은 성분에 주목하라고 덧붙였다. 

■ AHA(알파하이드록시애씨드)
성분표에서는 글리콜릭애씨드(글리콜산), 락틱애씨드(락틱산, 젖산)로 표기하며 사용함량은 3~10%다. 글리콜릭애씨드는 노화피부, 건성피부, 여드름피부 순으로 효과적이며 분자의 크기가 작아 피부 침투력이 놓고 각질제거 기능뿐 아니라 콜라겐 합성 촉진의 안티에이징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락틱애씨드는 건성피부, 색소침착 피부, 예민한 피부 순으로 효과적이다. 피부 내에 존재하는 천연보습인자의 한 성분이기도 하다. 분자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각질제거 효과는 글리콜릭애씨드보다 떨어지지만 자극이 적고 보습효과가 있으며 멜라닌 합성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어서 주로 중건성, 노화피부의 미백제품이나 안티에이징 크림, 클렌저 등에 널리 활용된다.

■ BHA(베타하이드록시애씨드)
여드름 지성피부, 노화피부 순으로 효과적이다. 성분표에서는 살리실릭애씨드로 표시되며 한국은 제품 당 0.5%, 미국은 2%까지만 사용이 가능하다. 지용성으로 모공 속 피지를 뚫고 들어가 작용하며, 항염작용이 있어 여드름용 클렌저와 토너, 에센스에 주로 사용된다. 자외선에 의한 조기 노화피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어 최근엔 노화피부용 화장품에서도 찾을 수 있다.
또한 '카프릴로일 살리실릭애씨드'라는 성분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LHA로 표시된다. 살리실릭애씨드 유도체 성분으로 기본적인 성격과 효능은 살리실릭애씨드와 거의 같으나 좀 더 성분을 안정화시켜 피부에 안전하도록 합성된 것이다.  


올바른 제품 선택과 사용법 중요  

그렇다면 AHA와 BHA 제품 선택을 할 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 이나경 뷰티칼럼니스트는 pH부터 제품의 농도, 피부가 적응하기까지의 시간에 따른 사용 빈도 등을 강조했다. 또, 성분명에 사탕수수 추출물로 표기되었거나 사과에서 추출한 AHA 등 천연을 내세우는 성분들은 정식 AHA도 아닐뿐더러 효능도 현저히 떨어진다며 반드시 성분표에서 글리코릭애씨드와 락틱애씨드를 찾아야 한다며 올바른 제품 선택과 사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pH 확인은 필수
산(애씨드)을 베이스로 한 제품이므로 가장 최적화된 pH는 3.5~4.0이다. 아무리 농도가 높아도 pH가 5를 넘어가면 효과는 현저히 떨어진다.

* AHA는 수분 많은 제품에 효과적
AHA는 수용성이라 유분이 많이 함유된 크림에서는 효과가 떨어지고 토너와 에센스 등 수분이 많은 제품에서 효과적이다. 다시 말하면 AHA가 함유된 로션과 크림은 효과는 약할지 모르나 자극이 적으므로 AHA 초보자들에게 적합하다.

* 저농도부터 단계별 시작
AHA와 BHA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저농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AHA는 5%, BHA는 0.5%부터 서서히 높여나간다. 단, 스폿제품은 고농도도 무방하다. 부분적인 뾰루지에 사용되는 제품은 얼굴 전체에 사용되는 제품보다 집중적인 관리를 요하는 부위이므로 고농도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처음 사용 후 48시간이 지난 뒤에도 별다른 자극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매일 사용해도 좋다. 또, 짧은 시간 동안 피부에 사용하고 제거하는 여드름용 클렌저나 마스크의 경우는 고농도 제품도 큰 무리는 없다. 

* 피부가 적응하는 시간 필요
AHA와 BHA는 피부가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성분이다. 처음에는 주 1회 일요일, 다음 주에는 수요일과 일요일, 그 다음 주에는 월, 수, 금요일에 사용하는 식으로 서서히 사용 빈도를 늘린다.

*각질 탈락은 자연스러운 현상
AHA과 BHA 제품을 사용할 때 각질이 떨어지고 따끔거리거나 간지러움, 약간 빨갛게 되는 것은 부작용이 아닌 성분의 작용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불편함을 억지로 참으면서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이러한 반응에 놀라서 사용을 중단하기보다는 각질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평소 사용하던 것보다 사용빈도를 줄이고 피부가 정상적으로 돌아오기까지 시트 팩과 수분크림 등으로 보습 관리를 해준다. 이후 다시 평소처럼 사용하면서 피부가 적응하도록 유도한다.

*피부 적응 후 기능성 제품과 병행
처음 사용할 때 다른 자극이 될 수 있는 기능성 화장품과 레티놀 순수 비타민 함유제품 등을 연거푸 사용하는 것은 피부 트러블을 유발시키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피부가 적응이 되고 자극이 없다면 다른 기능성 화장품들의 효과를 더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단, 한꺼번에 사용하기보다 낮과 밤의 시간차를 두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AHA와 BHA는 철저하게 저녁 시간대에 사용하고 아침에 비타민C 제품이나 미백 에센스, 항산화 에센스를 사용하면 최적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 자외선 차단 각별히 신경 쓸 것
AHA와 BHA는 각질 탈락을 유도하기 때문에 피부가 매우 민감해질 수 있다. 하루 종일 실내에 있다고 하더라도 자외선 차단을 철저히 해야 하며 외출 직전에는 다시 한 번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는 등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필링을 자주하면 피부가 얇아진다?
올바른 필링은 오히려 두껍게 해

많은 사람들이 필링을 자주하면 피부가 얇아진다고 생각한다. 이는 필링에 대한 잘못된 개념에서부터 시작된 오해다. 이나경 뷰티칼럼니스트는 "피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피부세포를 만들어낸다. 또, 오늘 피부 표면에 있는 각질은 내일이면 새로운 각질로 대체된다. 잦은 필링과 AHA의 오남용으로 '피부가 얇아졌다'고 말하는 경우는 한꺼번에 너무 과도한 각질층을 제거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런 경우 보통 2주 정도가 지나면 피부는 다시 새로운 각질로 채워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만약 이후에도 계속 피부가 얇아진 것처럼 느껴진다면 실제로 피부 두께가 얇아진 것이 아니라 피부 자극으로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피부가 붉어진 상태가 계속 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각질제거와 더불어 수분 보충, 보습막 형성, 진정 관리, 자외선 차단 등 피부 건강을 위한 관리가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Tip. 이나경의 각질&피지 관리 제안

AHA 리퀴드나 토너를 이용해 각질을 부드럽게 한 후 타이트닝 효과가 있는 딥클렌징(청정) 마스크를 해준다. 마스크가 마르면서 타이트닝 효과로 마스크 표면이 수축되며 이때 피부 표면의 부드러운 각질들을 움켜쥐고 물로 씻을 때 피지와 각질이 함께 제거된다.

딥클렌징 마스크를 선택할 때는?
딥클렌징 마스크는 보습성분이 적고 뻣뻣하게 마르는 제품일수록 효과가 좋다. 또, 제품성분표에 글리세린 등 보습성분이 2~4번째 안에 포함되면 딥클렌징 마스크라도 촉촉하게 마무리되기 때문에 각질제거 효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내일신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