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역 때문에 충남 지자체 골머리

2015-01-07 10:38:15 게재

KTX 사상 최악의 역 예고

충남 지방자치단체들이 3월 개통예정인 호남고속철도 공주역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충남도 등이 최근 공주역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형편이다.

충남도 등에 따르면 공주역의 일일 이용객 예상치는 2016년 1924명. 호남고속철도 건설기본계획에 따라 밝힌 수치지만 충남도조차 이를 믿지 않고 있다.

440억원이 투입된 공주역이 KTX 역사 사상 최악의 역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배후에 대도시가 없는데다 위치가 공주시와 논산시, 부여군 등의 경계지점으로 주변엔 산과 들 뿐이다.

당장 공주 도심에서 자동차로 30분 가까이 달려야 공주역에 도착할 수 있다. 고속버스로 공주 도심에서 서울까지 1시간 40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KTX와 고속버스의 운행시간이 비슷하다. 결국 공주시민 입장에서도 2배 이상의 운임을 더 내고 공주역을 이용해야 할 이유가 없다.

충남도 등 지자체들은 최근 공주역을 도내 낙후지역 성장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주변 도로를 대폭 정비하고 시내·외 버스의 노선을 조정할 계획이다. 개통 후에는 공주와 논산, 부여지역 이용 수요를 분석, 셔틀버스 운행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코레일 등과 협력, 백제문화권 관광객과 논산훈련소 면회객을 위한 관광프로그램과 요금 할인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여기에 중장기적으로 국도23호와 40호를 연결하고 공주역∼계룡시 연결도로 개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공주역 활성화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최악의 역으로 알려진 울산역의 경우에도 그나마 울산 인구가 116만명이었지만 이 지역은 3개 시·군을 합쳐도 2014년 12월 기준으로 인구가 31만명에 불과하다.

충남도 관계자는 "위치가 워낙 낙후지역이라 대책이 쉽지 않다"며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이 힘을 합쳐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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