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반년 만에 40달러대 하락
공급과잉·중국증시 급락이 주원인 … 수급·금융·지정학요인 변수 여전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 중국 증시 급락 등이 주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최근처럼 배럴당 40달러대가 유지될지 미지수지만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0.38달러 하락한 배럴당 49.71달러로 집계됐다. 두바이유 가격이 5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2일 48.81달러 이후 6개월만의 일이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가격도 전날보다 0.49달러 내린 배럴당 44.6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0.07달러 하락하며 배럴당 49.5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OPEC, 유가회복보다 점유율 중시 = 석유공사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는 세계적인 공급 과잉과 중국의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 등이 계속되면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우선 지난 7월 14일 이란과 P5+1이 핵협상 최종 타결을 발표한 이후 이란산 원유 공급 증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유가 회복보다 시장지분(점유율) 방어를 중시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과거에는 유가가 떨어지면 바로 생산을 줄여 공급량을 축소하는 형태로 유가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미국, 러시아 등 비OPEC 국가들의 점유율을 점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1일 원유생산량은 지난해 1분기 9220만배럴, 2분기 9310만배럴에서 올 1분기 9530만배럴, 2분기 9640만배럴로 늘었다. 공급과잉의 지속이다.
◆중국경기가 유가 등락 핵심 변수 = 기술개발에 따른 생산량 증가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해 1500기에 달하던 미국내 원유시추기는 올해 800~900기로 감소했다. 저유가로 투자를 망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생산량은 늘었다. 기술향상 결과다.
또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가 6월 12일 5166.35로 연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급락세를 보이고 있어 유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8월6일 상하이종합지수는 3661.54이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석유소비를 많이 하는 국가"라며 "따라서 중국경기가 국제유가 등락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IEA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의 1일 석유소비량은 1046만배럴로, 미국 1903만배럴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석유소비는 세계 소비량의 11.3%에 이른다.한국은 지난해 1일 234만배럴의 석유를 소비했다.
◆두바이유, 56~57달러 유지 전망 =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유가에 대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수급·금융·지정학적 불안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중 수급부문의 경우 OPEC의 시장지분 중시 등으로 초과공급이 지속될지 관심사다. 다만 저유가 지속으로 투자도 감소해 초과공급 규모가 올 상반기보다 늘어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이란의 공급량 증대도 2016년부터나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부문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진다. 유가는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면 유가는 하락이 불가피하다.
IS 사태 등으로 인한 중동지역의 불안감 지속도 핵심변수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0일 세계 30대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국제유가(브렌트유)가 배럴당 60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적으로 두바이유가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3~4달러 낮은 점을 감안하면 두바이유의 경우 56~57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