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불임 원인 1위 ‘정계정맥류’ 아시나요?

2015-10-06 21:25:19 게재

남아 10세 넘으면 검사 받아야…방치하면 고환 통증, 남성 불임 원인 될 수 있어

난임·불임 인구가 점차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난임 여성 환자는 2007년 14만9000명에서 2014년에는 15만6000명으로 4.7% 증가했으며, 남성 불임 환자는 2만8000명에서 4만4000명으로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불임의 원인은 여성 쪽의 문제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최근 나온 자료들을 살펴보면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4:6 정도로 남성 비율이 낮지 않다. 남성 불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건 정계정맥류. 분당 정자동 민트영상의학과 김재욱 원장을 만나 정계정맥류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았다.

 정계정맥류, 남성 불임 원인 35% 

얼마 전 종영된 인기 주말극 <여왕의 꽃>에서 주인공의 정계정맥류 사실이 밝혀지면서 친자 확인을 하는 에피소드가 나오기도 했다. 남성 불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 정계정맥류다. 약 35%의 비율로 남성 불임 원인 중 1위다. 민트영상의학과 김재욱 원장과의 Q&A.

Q 정계정맥류는 왜 생기는 건가.
“정계정맥류는 고환정맥의 판막이 선천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손상되면서 정맥피가 역류해 음낭 내에서 혈관이 늘어나면서 생긴다. 역류 부위에 피가 고이면 혈관이 팽창하여 울퉁불퉁 튀어나오고 온도가 상승하게 된다. 용어 자체가 아직까지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전체 남성의 15%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다.”

Q 정계정맥류가 불임의 원인이 되는 이유는?
“음낭의 온도가 올라가면 정자의 수는 줄어든다. 보통 고환이 정상적으로 정자를 생성하려면 복강내보다 1.5~2도 정도 낮아야 그 기능이 활발하다. 그러나 정계정맥류가 있으면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 열손상이 발생하면서 남성 호르몬의 생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환 온도가 1도 상승하면 정자 수는 4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정자의 운동성에 장애가 생기니 남성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첫 아이를 낳았다고 안심하는 것도 금물이다. 2차 불임 원인 중 85%가 정계정맥류이기 때문이다.”

정계정맥류를 알 수 있는 주요 증상

정계정맥류의 주요 증상은 고환 주변 정맥이 튀어나와 늘어나는 외형의 변화와 열감, 오랫동안 서 있을 때 음낭이나 고환 쪽에 묵직한 불편감 혹은 고환 통증 등이다. 하지만 정계정맥류는 결혼한 남성이 불임이 의심돼 병원을 찾았다가 뒤늦게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 평소 별다른 증상을 못 느끼기도 한다.
김재욱 원장은 “정계정맥류를 장시간 방치할 경우 고환이 작아지거나 남성불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10세 전후 청소년기에는 꼭 정계정맥류에 대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보건기구인 WHO에서도 성장기 청소년들이 받아야할 검사 항목 중 하나로 언급한 바 있다.

인터벤션 시술, 정계정맥류 색전술 도움

정계정맥류는 간단한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정계정맥류 색전술 등의 치료를 제때 받으면 치료 후에 정자 수, 운동성 등이 최대 80%까지 호전될 수 있다. 인터벤션 시술인 정계정맥류 색전술은 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절개 없이 최소의 침습만으로 치료한다. 환자는 시술대에 누워 팔 부위에 국소 마취를 하고 편안한 자세로 약 15분간 치료를 받게 된다. 인터벤션 영상의학 전문의가 혈관조영장비를 통해 혈관 내 시술을 하므로 통증은 거의 없다고. 당일 퇴원이 가능하고 일상생활 복귀가 빨라 많은 환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김재욱 원장은 “정계정맥류는 성인일 때 발병되기도 하지만 유아청소년기에도 발병하기 때문에 아이가 고환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나 고환의 크기가 다른 경우, 음낭이 많이 처진 경우, 또 고환 주위에 구불구불한 핏줄이 심하게 보일 때에는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민트영상의학과 김재욱 원장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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