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274명이 본 2016년 경제

"한국경제 장기저성장 단계 들어섰다"

2015-12-31 10:31:14 게재

전문가 92% '심각한 우려' … "1~2년 내 경제위기 가능성" 57%

경제전문가 10명중 4명은 우리나라가 이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장기저성장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만간 빠져들 것"이라 본 전문가들까지 합치면 장기저성장을 예상하는 이들이 90%가 넘었다. 또 경제전문가들의 절반 이상은 향후 1~2년 내에 IMF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짙다고 답했다.


내일신문이 2016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디오피니언과 공동으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전망 설문조사에 나온 암울한 결과다.

조사결과 '우리나라가 장기저성장에 빠져들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9.4%(108명)는 '이미 장기저성장에 접어들었다'고 답했다. 52.6%(144명)는 '조만간 장기저성장 구조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경제전문가 10명 중 9명 이상이 우리경제의 장기침체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장기저성장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한 전문가는 7.3%(20명)에 불과했고 전혀 없다고 응답한 전문가는 한명도 없었다.

장기저성장에 접어들었거나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252명 가운데 31.0%(78명)는 가장 큰 원인을 '저출산 고령화'에서 찾았다. '소득정체·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인한 소비부진'이라는 응답도 30.6%(77명)나 됐다. 다음으로는 신성장동력 부재(21.0%, 53명), 제조업 경쟁력 약화(14.7%, 37명) 등의 순이었다.

1~2년 내에 경제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56.9%(156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부동산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가계건전성 악화'라는 응답이 40.4%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금융시장 위축으로 인한 기업부도 증가'(22.4%)를 꼽았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자금유출'은 17.3%, '신흥국 위기의 전이'는 15.4% 등으로 대외요인보다는 취약한 가계건전성과 기업부실을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보고 있었다. 이에 따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경제 과제로 '가계부채 해소와 기업 구조조정'을 꼽는 전문가들이 30.7%로 가장 많았다. 20.1%는 '신성장동력 창출'을 꼽았다. 박근혜정부가 핵심과제로 추진하는 노동개혁을 포함한 '4대 부문 개혁'을 꼽은 응답자는 19.7%에 그쳤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저성장 단계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고 본다"며 "가계와 기업 부채 증가 등 돌발변수가 발생하면 우리경제를 위기로 치닫게 할 위험요인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금리인상 직후인 12월 21~22일 이틀에 걸쳐 진행됐으며 대학교 경제 관련 교수 134명, 민간 경제연구소와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 등의 연구원 122명, 증권사 애널리스트 12명 등 경제전문가 274명이 응답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5.5%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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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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