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유산업 전망

공급과잉에도 높은 정제마진 유지할 듯

2016-01-11 10:24:17 게재

저유가로 인한 수요증가 … 중국 경기 둔화 등은 불안요인

국내 정유업계는 올 1분기 지난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중국경제 저성장 등 불안요인으로 이후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최근 두바이유 가격이 20달러선까지 떨어지는 등 원유 가격이 유동적이지만 수요증가 효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달석 선임연구원은 "싱가포르 시장에서 형성되는 석유제품 정제마진이 지난해 높게 형성돼 국내 정유업계 실적이 좋았다"며 "1분기에도 이와 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시장 정제마진은 예전에 배럴당 5~6달러였다면 지난해 11월과 12월은 8달러대를 기록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석유제품 수요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공급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세계시장에서 석유제품의 공급과잉 상태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는 저유가에 따른 효과는 이미 지난해 반영됐기 때문에 증가세다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공급 측면에서의 변수는 이란과 미국 원유 수출이다. 이란이 올해 본격적인 증산에 나서면 공급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등 비OPEC(석유수출기구)의 원유생산이 줄어들어 전체적으로는 공급량 감소가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대략 하루 170만배럴 정도 원유 공급과잉 상태다. 한해 평균으로 보면 150만배럴이다. 우리나라 하루 원유 처리량은 250만배럴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유가 하락에 따른 수요 증가로 앞으로 3년 동안 수급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국내 주요 정유사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7~7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아시아 정유업체는 △두바이유 약세로 아시아 정제마빈 상승여력 확대 △미국 수출 재재와 이란산 원유로 산유국간 경쟁 심화의 이득을 본다는 얘기다.

최근 발간된 석유협회보에 미국산 원유 수출자유화는 국내 정유업계의 원유 도입선 다변화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산 원유 도입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고 협상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미국산 수출원유 물량이 많지 않을뿐더러 수송비 등을 고려할 때 경제성도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저유가에 따른 수요 증가는 산업용인 경유보다는 소비재인 휘발유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석유제품 수요는 중국 경기 둔화와 자체 생산량 증가로 수입물량이 줄었다"며 "소비재인 휘발유나 항공유 등은 없어서 못팔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유업계의 예상 밖 선전은 전년도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손실을 모두 반영한데다 수요 증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이노베이션 누적 영업이익은 1조6729억원이며 GS칼텍스는 1조967억원, 에쓰-오일 8604억원, 현대오일뱅크 4590억원을 기록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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