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산본 남천병원 피부과 임희경 과장

2016-02-25 00:23:30 게재

여드름 등 각종 피부질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

사춘기 학생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여드름. 이제는 사춘기를 훌쩍 넘긴 어른들까지 괴롭혀 ‘성인여드름’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그렇다면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얼굴을 비롯해 가슴과 등까지 생겨나 때론 상처와 흉터를 남기는 여드름을 어떻게 치료해야 효과적일까? 군포 남천병원 피부과 임희경 과장에게 여드름 치료법과 주의사항에 대해 들어봤다.

사춘기 여드름, 염증 반응 이전에 치료해야
여드름의 주요원인은 모공 막힘, 피지분비 과다 혹은 이상, 염증 반응, 여드름 균 등 4가지로, 이 모든 원인을 차단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보통 여드름은 사춘기를 지나면서 피지샘의 기능과 호르몬수치가 안정화 되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데, 대개 그 시기가 지나가면 안정화된다. 하지만 염증성 여드름이 심했다면 붉은 자국이나 패인 흉터를 남기게 되고 이런 흉터는 추가적인 치료 없이 저절로 회복되지는 않는다. 여드름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임 과장은 “여드름은 유전적인 영향도 배제할 수 없고, 증상이 심할 경우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커진다”며, “구진, 면포, 결절 등의 개수 등으로 구분한 ‘한국형 여드름 중증도 평가시스템(KAGS)’ 6단계를 기준으로 2~3등급이상이라면 피부과 전문의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유했다. 더불어 “청소년기에는 피부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치료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조언하며, “일반적으로 화이트헤드, 블랙헤드라 불리는 염증반응이전의 면포를 제거해주는 치료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면포는 모공이 막히면서 그 안에 피지분비물이 쌓인 것을 말한다.

여드름 치료법,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져야
여드름을 치료하는 방법은 먹는 약과 바르는 약, 관리치료, 레이저 치료 등이 있다. 여드름 치료제 외에 다른 약제의 사용 여부, 가족력, 화장품 사용, 생리주기의 규칙성 등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은 가장 고전적인 치료법으로 초기단계에 효과적이다. 관리치료는 형성된 면포를 제거하는 치료법을 메인으로 하며, 모공주변의 각질을 제거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모공에 각질이 쌓이면 결국 모공을 막게 되고, 분비된 피지가 고이면서 또 다른 면포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포 생성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염증이 잘 생기는 환자라면 관리치료와 함께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레이저 치료는 피지량 조절이나, 홍반 및 색소침착, 피부가 푹 패이거나 울퉁불퉁해진 여드름 흉터를 교정하는데 사용된다. 임 과장은 ”레이저는 여드름 자국이나 흉터치료에 도움이 되고, 약복용이 어려운 경우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여드름의 주된 치료법은 아니다”며, “여드름의 증상과 단계 그리고 환자의 상태에 맞춰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하나의 면포가 성숙되는 기간은 2개월 정도이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에는 치료를 하더라도 이미 싹을 틔우고 있던 미세면포들이 성숙해져 새로운 면포가 생길 수 있다”며 “2달 가량 1주일 정도 간격으로 꾸준히 내원하면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고, 이후에는 유지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혈당지수(glycemic index)가 높은 음식과 과도한 유제품의 섭취는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유사 질환과 정확히 구분해 진단할 수 있어야
일반인이 보기에는 여드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드름이 아닌 경우가 있다. 반대로 여드름이라 진단받고 치료를 했지만 제대로 치료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바로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천병원 피부과를 찾은 환자 중 가슴과 등에 여드름이 났는데 가려움증이 너무 심하다고 호소한 환자의 실제 원인은 말라쎄지아 효모균이 과다하게 번식해 모낭염이 생긴 경우였고, 접촉성 피부염으로 얼굴이 오돌토돌해진 것을 여드름으로 오인해 고가의 미용성 치료를 권유 받았던 환자들도 있었다.
임 과장은 “구진이나 농포 등의 형태가 유사하다는 이유로 여드름과 다른 질환을 정확히 감별진단하지 못하고 치료할 경우 당연히 환자의 상태가 나아질 수 없다”며, “다양한 질환에 대한 지식과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통해 정확히 진단받고 그에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미 리포터 fun_seek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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