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공용 DRM(디지털 저작권 관리)'으로 독자 넓힌다
교보문고·리디 등 주요 유통사 합의 … 보다 편리하게 이용 가능

◆유통업체 상관없이 마음껏 읽어 = 2015년 12월 30일 개최된 '전자출판문화산업 선진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는 출판계와 전자출판 유통업체들이 참여, 공용 DRM 채택 등 '전자출판 유통환경 개선을 위한 기반구축' 사업의 개발과 운영에 상호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번 업무협약식에는 문화체육관광부를 포함해 출판계와 전자출판계를 대표하는 단체들인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 전자출판진흥협의회, 주요 전자출판 유통업체들인 교보문고 리디 예스24가 참여했다.
참여 주체들은 2017년까지 전자출판산업 선진화의 주요 과제인 공용 DRM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전자출판 파일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
공용 DRM 도입은 전자출판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오래 전부터 논의돼 왔으나 교보문고 등 대표적인 전자출판 유통업체들이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출판 유통업체별로 다른 DRM을 적용하는 현 체계는 독자들에게 불편함을 야기해 전자책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현 체계상 독자들은 전자책을 구입한 유통업체에 따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하고 유통업체별 전용 기기에서 해당 전자책을 읽어야 한다.
예컨대 독자들은 교보문고나 리디에서 구입한 전자책을 예스24에서 구입한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에서는 읽을 수 없다. 단적으로 특정 유통사가 서비스를 종료할 경우 해당 유통업체를 통해 전자책을 구입한 독자들은 더 이상 책을 읽을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공용 DRM이 도입되면 독자들은 어느 유통업체에서 구입한 전자책이라도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단말기를 통해 읽을 수 있게 된다. 전자책 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업무협약식 참여 주체들은 공용 DRM 도입 외에도 통합뷰어 개발, 플랫폼 연동 등을 단계별로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장기적으로 전자책의 유통사별 분화와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다.
◆유통사 서지정보 통일 = 업무협약식 참여 주체들은 이와 함께 2016년에 전자책 메타데이터(종이책의 경우 서지정보에 해당) 표준화 등을 포함한 전자출판 콘텐츠 관리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유통업체별로 메타데이터 체계가 달라 출판사가 특정 전자책의 서지정보를 유통업체별로 각각 입력하는 현 체계를 개선하려는 것. 출판사는 유통업체별로 다른 메타데이터 체계를 입력하느라 인력 시간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새 전자책의 유통이 지연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별로 다른 메타데이터 체계를 표준화해 출판사가 한 번만 메타데이터를 입력하면 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이를 도서 인증체계인 ISBN과 연동, 전자출판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유통구조를 확립할 계획이다. 이처럼 유통 체계가 개선되면 장기적으로 더 많은 출판사들이 전자출판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단계별 사업이 완료되면 독자들의 전자책 접근성이 향상되고 신속한 유통 체계와 비용 절감으로 더 많은 출판사가 전자출판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전자책 콘텐츠가 더 풍성하게 창조돼 다양한 전자책 콘텐츠 서비스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글로벌 기업 진출에 선대응해 국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업무협약식에 참여한 전자출판진흥협의회란 전자출판계를 대표하는 협의체로 2015년 12월 16일 발족됐다. 출판단체, 도서유통계, 전자출판 전문 기업, 출판학계 등 범출판계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함께 하는 민관협의체다. 전자출판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중장기 발전 방향과 미래전략을 함께 마련하고자 한다.
협의회에는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중소출판협회 등 출판단체와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한국출판콘텐츠 교보문고 예스24 리디 등 도서유통계, 아이이펍과 북잼 등 전자출판 전문기업, 한국출판학회 한국대학출판협회 등 학계 인사를 포함한 각 분야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