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선관위 홍준표 소환 서명 검수 착수
주민투표 여부 판단 두 달 걸려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 여부를 판가름하는 심사가 시작됐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홍준표 경남지사 주민소환투표 청구서명에 대한 유·무효 심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학부모, 시민단체, 야권 등으로 구성된 '홍준표 경남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 사이 35만여 명의 서명부를 받아, 지난해 11월 30일 경남선관위에 제출했다. 경남선관위는 봉인 조치해놓았던 서명부를 9일 해제해, 시·군·구별 분류 작업을 벌인다. 선관위는 우선 서명부 전체를 복사하는 작업부터 벌여, 이를 시군구 선관위에 배포한다. 서명부 복사 작업은 1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군·구 선관위는 배부된 서명부 복사본을 엑셀 입력 작업하고, 그 뒤 △성명 △생년월일 △주소 △서명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일일이 확인 및 대조작업을 한다. 경남선관위 관계자는 "전체 서명부 검수 기간은 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 지사 주민소환 투표가 성사되려면 경남선관위에 제출되어 있는 35만 4651부의 서명부 가운데 경남지역 유권자 10% 이상인 26만 7416부 이상이 유효서명이 되어야 한다. 주민소환 투표가 발의되면 홍 지사는 직무 정지가 된다. 주민소환투표는 경남지역 전체 유권자 1/3(투표 발의일 기준, 90만 명 안팎 예상) 이상 참여해야 유효하다. 투표율이 1/3에 미치지 못하면 무효가 돼 아예 개표를 하지 않고 투표율 1/3 이상일 경우 투표자의 과반여부에 따라 홍 지사의 사퇴가 결정된다. 투표가 성사된다면 8월경으로 예상된다. '홍준표주민소환운동본부'는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중단', '성완종 전 회장의 1억 원 수수 의혹' 등의 이유로 주민소환운동을 벌였다.이들은 9일 오전 경남선관위 정문에서 '홍준표 주민소환 서명에 대한 신속한 검수를 요구한다'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이제까지 민선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이 이뤄진 사례는 없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무상급식 문제를 두고 스스로 주민소환투표를 요청해 투표율이 1/3에 못미쳐 중도사퇴한 바 있다. 경남지역 진보·보수단체들은 진주의료원 폐쇄와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둘러싸고 그동안 각종 주민서명운동을 펼쳐왔다. 홍 지사를 지지하는 단체들이 박종훈 교육감 소환서명운동을 벌이다 허위서명을 한 혐의로 도청 전직간부를 포함해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은 서명운동을 중도에 포기했다. 진보단체들이 벌인 진주의료원 재개원 서명운동과정에서도 허위서명이 드러나 3명이 구속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선관위는 이런 점을 고려해 홍 지사 소환 서명부도 꼼꼼이 들여다 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