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동아리_ 마곡중학교 디케(DIKE)의 법정
“평소 접하기 어려운 헌법 토론으로 배워요”
평소 접하기 어려운 헌법이나 각종 법률을 토론으로 배우는 동아리가 있다. 바로 마곡중학교(교장 김영훈) 디케(DIKE)의 법정이다.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나타난 법의 변화도 배우고 학원 심야교습 허용에 대한 판결문으로 미디어를 분석하는가 하면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법정드라마 ‘우리 동네 변호사 조들호’를 이용해 교차조사 토론(CEDA)도 시도했다, 중학생들에게 ‘재판’이라는 쉽지 않은 도구를 활용한 토론으로 화합과 배려를 배우는 디케(DIKE)의 법정 동아리 회원들을 만났다.
법정드라마 활용, 어려운 헌법 쉽게 접근
지난 6월 14일 오후 1시 30분, 마곡중학교 국어과 교실에서는 디케(DIKE)의 법정 상설동아리 회원들이 모여 토론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날 다룰 주제는 총 4가지로 6월 민주항쟁, ‘학원 심야교습 조례는 합헌’이라는 판결문을 통한 기사 분석, 우리 동네 변호사 조들호의 증인 심문 및 교차조사 토론,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 4막에 나온 재판 등이다.
6월 민주항쟁에서는 그 당시 대통령 선출방식과 민주항쟁 결과로 나타난 선거 방식의 변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이슈가 된 ‘학원 심야교습을 허용해야 하나?’를 주제로 학원은 왜 심야교습을 하는지, 심야교습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문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심야교습을 막아서 안 된다면, 이에 대한 관점과 근거는 어떤 것이 있을까에 대해 판결문을 분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마곡중학교 디케(DIKE)의 법정은 작년 3월 학교의 개교와 동시에 문을 연 상설동아리다. 1학년 8명, 2학년 1명, 3학년 6명 총 15명의 회원이 법정드라마나 언론, 고전 등을 활용해 중학생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헌법, 조례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디케(DIKE)의 법정을 이끌고 있는 전종옥 교사는 “마곡중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토론 수업을 하고 있다. 토론수업과는 다른 형태의 토론으로 법정을 활용하고 싶어 동아리를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학교 페스티벌에서 모의법정 시연도
이 동아리에서는 법정을 주제로 다루는 만큼 헌법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각종 법률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명해보고 영화나 소설 속의 재판 장면을 분석하는 시간도 갖는다.
작년에는 학교 페스티벌에서 모의법정 시연도 했다. 모의법정은 학생들이 직접 판사와 증인이 돼 법정의 재판과정을 가상으로 구현해 보는 것으로 법이 딱딱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과 학생들에게 법과 재판에 대해 알리고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제1회 마곡 모의법정에서는 형사재판으로 스마트폰 탈취사건을 주제로 다뤘다.
사건의 전후관계, 판사와 증인의 대본을 쓰는 일부터 회원들의 의견을 조율해 담당할 역할 분담까지 모두 아이들이 전담했다. 법을 적용하는데 어려운 부분이나 사건에 대해 적용되는 법 조항 등은 동아리 시간에 함께 공부하고 연구한 결과 모의법정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에 몰두해 마치 흥미진진한 법정드라마를 연상케 했다. 이채은(1학년) 회원은 “선배들이 모의법정 시연을 했다고 해서 거기에 참여하려고 동아리에 가입했다”고 말해 모의법정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역사나 시사이슈로 상식 키워
수업 내용으로 준비한 역사나 법정소설 등은 아이들의 상식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이다인(1학년) 회원은 “법정을 다루는 내용이라 조금 어렵긴 하지만 선생님이 나눠주신 시사를 다룬 프린트 물은 상식을 키우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박현희(1학년) 회원은 “아직 장래희망을 정하지 못했는데 법정과 관련된 정보를 많이 얻어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한다. 강지민(2학년) 회원은 “시사 문제를 많이 다루게 되니 뉴스를 챙겨보지 않아도 상식이 늘어난다. 이런 면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도 모의법정 반 회원들은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한 장면을 모의법정으로 시현해보고 외부 토론대회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미니 인터뷰
김수진 회원(3학년)
“토론으로 질의 응답하는 과정 재밌어요”
“선생님 수업이 재미있어 동아리에도 참여하게 됐습니다. 법 용어가 어려워서 힘들긴 하지만 토론으로 질의 응답하는 과정에서 쉽게 이해가 됩니다. 성매매, 범죄자 신상공개, 5.18 민주화운동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주제를 법으로 배우니 상식도 늘어납니다.”
이지은 회원(3학년)
“사회현상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작년부터 친구 따라 동아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아직은 중학생이라 사회현상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선생님께서 매달 제시하는 사회적 이슈를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듣고 배우고 익히면서 생각하게 되고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됐습니다.”
김성빈 회원(1학년)
“열심히 배워 억울한 사람 변호해주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법이 재미있어 참여하게 됐습니다. 판결을 하기 위해 대립하는 과정에서 상대를 변호해주는 내용을 직접 배우게 되니 법의 흐름을 알게 됩니다. 열심히 배워서 돈이 없어 억울함을 당하는 사람들을 변호해주는 변호사의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최은석 회원(1학년)
“추리소설 쓸 때 필요한 정보 얻어요”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어 독서부와 디케의 법정 2가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때 전종옥 선생님이 이 동아리에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해줘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법정과 관련된 작품이나 언론을 많이 접하면서 추리소설을 쓸 때 필요한 정보를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