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 여덟 번의 위기
현대 중국의 경험과 도전, 1949~2009
경제사의 관점으로 중국 현대사를 새롭게 해석한 책이 나왔다.
'여덟 번의 위기'의 저자 원톄쥔(溫鐵軍)은 중국의 지식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인물이다. 중국 인민대학 신문학과 졸업 이후 현장의 정책 연구에 20년 이상 종사했는데, 이를 통해 이데올로기적 선입관 없이 중국 경제의 실상과 발전 경로를 통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2003년 CCTV가 선정하는 경제부문 올해의 인물로서 조명 받았다. 중국 경제와 발전 방향에 대해 혁신적인 논의를 펼치면서도 농민과 민중의 삶에 뿌리내린 성찰의 결과를 내놓고 있다.
'중국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또는 '중국 경제의 실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라는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원톄쥔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는 중국이 서구의 현대화와 도시화로 대표되는 발전 경로로 설명될 수 없는 특징과 메커니즘을 지녔다고 보고, 그 경로를 똑같이 밟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데올로기의 편견에서 벗어나, 현장의 실제와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중국의 발전 경로를 분석하는 그의 연구는 지금껏 알지 못했던 중국 현대사 해석의 새 인식틀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현대 중국의 경제 위기를 다룬다. 그동안 10%를 넘나들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멈추어 섰고,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추동력도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아홉 번째 위기가 '여덟 번의 위기'와 다른 점은, 중국의 경제가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와 긴밀하게 연동된 국면에서 중국의 위기가 곧 글로벌 위기이자, 중국과 교역량이 가장 많은 한국에는 거대한 쓰나미 같은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덟 번의 위기'가 표면적으로 1949~2009년의 중국이 겪은 위기를 다루고 있지만 현재의 위기와 앞으로 도래할 위기에 대한 경고로 읽혀야 할 것이다. 이 책이 현재의 위기 국면을 분석하고 타개하는 데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