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배추 '가격변동 없는 계약재배' 도입

2016-07-28 10:56:13 게재

농식품부·aT, 8월부터 … 산지유통인단체와 5개 김치제조기업 시범실시

정부가 무·배추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새로운 계약재배사업을 8월부터 시범실시하기로 해 주목된다. 김치의 주원료인 무·배추는 작황에 따라 가격변동 폭이 커 이를 줄이는 게 주요 과제로 부각돼 있다.

왼쪽부터 유 민 이킴 대표이사,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이사, 김재수 aT 사장, 백현길 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장, 김순진 한성식품 부사장. 사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7일 산지유통조직을 공급자로 하고, 국내 대표적인 김치제조기업들을 수요자로 한 새로운 형태의 계약재배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계약재배가 재배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새로운 계약재배는 안정적인 고정수요처를 먼저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둔 '출하안정제' 성격을 가진 게 특징이다. 또 계약한 가격과 시장가격이 달라도 계약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지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김기붕 aT계약재배부장은 "무·배추를 공급하는 산지유통인과 이를 사서 김치를 만드는 기업들이 당초 계약한 금액과 물량으로 거래를 이행할 수 있도록 각각 계약금의 10%를 보증금으로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계약금액보다 시장가격이 높거나 낮아서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곳이 나타나면 보증금에서 해당 금액을 차감하고 향후 계약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벌칙이 부과될 수 있다. 계약금액이 변동될 가능성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회장 백현길)가 공급자로, 대광F&G 대상FNF 이킴 한성식품 한울 등 5개 김치제조기업이 수요자로 우선 참여한다. 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는 무'배추 산지유통인 조직으로 전국 11개 지회를 갖고 국내 유통물량의 70~80%를 담당하고 있다. aT는 중장기적 수급안정과 물가안정을 위해 이들 출하계약물량을 계약기간 동안 연중 집중관리한다.

한편, aT는 무 4000톤과 배추 1만6000톤을 상시비축해 수급조절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한 해 생산되는 무는 30만톤, 배추는 230만톤이다. 당초 7만톤 가량의 비축사업을 검토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우선 2만톤으로 시작한다.

농식품부와 aT는 새로운 계약재배사업을 통해 △개별 농가의 소득 보장 △참여 기업의 안정된 국산 원재료 사용률 제고 및 원가관리위험 감소 △안정적 먹거리로 가계물가안정 △무·배추 수급관리 시스템의 중장기 해법제공 등을 기대했다.

김동열 aT 유통이사는 "지금까지 진행한 배추·무 일시 수매시스템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할 때 즉각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새로운 계약재배 사업을 통해 수급안정의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그동안 농협에서 추진해온 계약재배사업과 병행하면서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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