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전철사업 경기침체로 난항

2016-09-02 10:10:09 게재

협상대상자 변경, 민간사업제안 철회

서울시 "자금난·위험부담, 투자 주저"

서울시가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중인 경전철 사업이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개 경전철 노선 중 첫 사업인 우이신설선은 자금난 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재개됐으며, 나머지 9곳은 아직 첫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10개 경전철 노선 중 민간사업자가 선정된 건 3개에 불과하다. 우이신설선은 포스코건설, 신림선은 대림산업이다. 동북선은 지난해 경남기업에서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사업자가 변경됐다. 나머지는 아직 사업자가 없다.

우이신설선의 경우 내년 7월 개통을 목표로 8월 현재 공정률이 88%에 달해 서울 첫 경전철로 예상돼왔다. 하지만 우이신설경전철(주)과 포스코건설을 주간사로 하는 10개 출자사는 대주단으로부터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서울시에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도시철도 개통후 운영 중 사업 손실이 예상돼 서울시에 협약해지, 금융권에서 조달한 자금에 대한 보증을 요구했다.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데다 향후 수익성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판단해서다.

서울시가 받아들이지 않자 민간사업자들은 지난달 5일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가 같은 달 26일 재개했다. 총 사업비는 8146억원으로 민간사업비가 4441억원이며, 국비와 시비 건설보조금이 3705억원이다. 투입액은 8월 말 현재 민간사업비 3411억원(76.8%), 건설보조금 3298억원(89%) 등 총 6709억원(82.3%)이다.

다른 경전철 사업도 상황이 비슷하다. 신림선은 대림산업이 민간사업자로 선정돼 지난 3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으며, 현재 실시설계 승인중이다. 9월 중으로 실시계획 승인, 보상의뢰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신림선의 사업비는 2007년 불변가 기준으로 5606억원이었으나 현재 8329억원으로 늘어났다.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동북선은 협상 진행 중에 우선협상대상자가 변경되기도 했다. 부문별 협상을 추진중이던 지난해 사업단 주간사인 경남기업 법정관리가 확정됨에 따라 협상이 중단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취소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간사로 있는 차순위 협상자 동북선경전철㈜과 협상을 시작해 8월 현재 부문별 협상이 진행중이다.

트램방식이 적용되는 위례선은 두산건설이 지난해 제안서를 제출한 후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서 민자적격성 여부를 조사중이다. 위례신사선과 서부선은 삼성물산과 두산건설이 최초 제안사로 나섰지만 아직 수정제안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면목선은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지원사가 없어 올해 1월 민간투자대상사업(BTO) 지정이 취소됐다. 최초제안 접수부터 다시 추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이신설 연장선과 목동선은 민간 사업제안이 없고 난곡선은 고려개발이 2012년 11월 사업제안을 자진 철회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자율은 낮아지고 위험부담이 커지는데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 없어지면서 민자사업자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마무리단계에 있는 우이신설선 사업자들도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이신설선 대주단에서 자금인출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내년 7월 말에는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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