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투성이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틀린 경제성 분석으로 첫단추부터 잘못끼워
환경부 자료 그대로 받은 감사원도 감사 오류, 예산편성에도 반영 … 환경부 내부 자료도 '제각각'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이 첫 단추부터 잘못 꿰진 사실이 드러났다. 환경부가 잘못된 대기오염물질 저감비용 자료를 감사원에 전달, 감사원은 이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저감 장치(DPF) 부착 사업 방식을 조정하라고 권고함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이를 근거로 예산 편성까지 잘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게다가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우선 순위로 삼은 노후 경유차량 조기폐차 사업 역시 전형적인 탁상행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차주가 조기폐차를 받을 의사가 있어도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정상차'가 아니라는 이유로 조기폐차를 안 해주는 게 환경부의 정책이다. 문제가 있는 차량을 빨리 폐차시켜 미세먼지 등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저감하겠다는 기본 취지와 정반대의 현실이다.
◆환경부-감사원-기재부, 도미노처럼 문제 확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창현(더불어민주당·경기 의왕 과천) 의원은 25일 "4월 감사원이 발표한 '수도권 대기개선사업' 감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감사원의 경제성 효과 분석에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의 시발점은 환경부다. 환경부가 감사원에 잘못된 대기오염물질 저감비용 자료를 전달했고, 감사원은 자료를 검증 없이 그대로 인용하면서 문제가 확산됐다. 감사원이 저감사업 방식을 조정하라고 권고하였고, 기재부는 이를 근거로 잘못된 예산 편성을 하게 된 것이다.
감사원은 4월 '수도권 대기개선사업' 감사보고서에서 1, 2차 대기환경개선 기본계획의 저감사업별 효과분석 결과, DPF 부착사업의 대기오염물질 톤당 저감 비용이 3200만원에서 18억원(56배)으로 증가해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데 반해, 조기폐차 사업은 톤당 200만원 수준으로 동일하므로, 사업 물량을 조기폐차에 집중하라고 권고하였다.
신 의원은 "동일한 DPF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다고 경제성이 달라질 수 없는데도, 환경부는 대기오염물질 톤당 저감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이상한 분석 결과를 내놨다"며 "누가 봐도 이상한 분석 결과이기 때문에 어느 기관이라도 제대로 검토만 했다면 바로잡을 수 있었을 텐데, 실제로는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이 같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토대로, DPF 부착사업을 올해 2만대(304억원)에서 내년에 1만2000대(178억원)으로 대폭 축소했고, 저공해(LPG) 엔진개조는 내년에 전액(10억원, 571대)을 삭감했다. 반면 조기폐차 사업의 경유 올해 3만8000대에서 내년에 6만대로 대폭 늘렸다.
◆환경부 "잘못된 수치 바로잡는 중" = 환경부의 잘못된 경제성 분석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환경부와 수도권대기환경청의 저감사업별 경제성(B/C) 분석 결과가 서로 달라 혼선을 가중시키고 있다.
수도권청이 의뢰한 연구 결과에서는 경제성이 조기폐차(48.5), LPG 개조(27.7), DPF 부착(9.9) 순으로 평가된 반면, 환경부가 의뢰한 분석 결과에서는 DPF(7.1), 조기폐차(6.2), LPG(1.9) 순이었다. 게다가 환경부의 자체 분석 결과에서는 차량 1대당 저감량이 조기폐차 15.9 kg, LPG 12.2 kg, DPF 1.7 kg 순으로 연구용역 결과와도 달랐다.
신 의원은 "정부의 예산사업은 경제성 분석이 중요한데도 잘못된 경제성 분석을 토대로 저감사업 방향을 잡았다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성과 평가와 경제성 분석을 통해 저감사업의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제1차 및 제2차 기본계획 관리대상 오염물질 삭감 비용 계산시 일부 수치상의 오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DPF를 성능이 좋아진 신차에 붙일 경우 효과가 떨어진다는 의미로 효과 분석을 했으며, 잘못된 수치를 바로 잡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기오염의 사회적 비용 계산에 기관별로 차이가 있었다"며 "이는 단순히 숫자상의 오류로 전체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의 큰 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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