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예산적정기술협동조합

“편하고 효율적인 농기구, 농부가 직접 만들어요”

2016-11-01 10:01:11 게재

기획 - 협동조합 이모저모 알아보기
사회적경제는 사람 중심의 공동체 경제로 이윤보다는 구성원이나 공공에 대한 공헌을 목적으로 하고, 경영의 자율성과 민주적 의사결정, 자본보다는 사람과 노동을 중시한다.
우리 지역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회적경제 조직인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내일신문에서는 사회적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우리 지역 협동조합에 대한 기사를 연재한다.

꼼지락예산적정기술협동조합(이하 꼼지락)은 소농을 위한 *적정기술 농기구 연구와 제작, 보급과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협동조합이다. 농기구를 생산하는 협동조합으로 국내 1호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협동조합이다. 꼼지락 이승석 이사장의 협동조합 소개를 들어본다.
*적정기술; 낙후된 지역이나 소외된 계층을 배려하여 만든 기술. 첨단 기술보다 해당 지역의 환경이나 경제, 사회 여건에 맞도록 만들어낸 기술을 말한다. 많은 돈이 들지 않고, 누구나 쉽게 배워서 쓸 수 있으며, 그것을 쓰게 될 사람들의 사정에 맞는 기술이다(네이버 지식백과 IT용어사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 꼼지락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귀농한지 20년이 되었다. 귀농 초기과정에 적절한 농기구를 선택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대부분의 귀농인들이 겪게 되는 어려움이다. 귀농인들의 대다수가 자급자족형 소농들인데 기계화된 대형 농기구들은 경제적 상황에 맞지 않고 또 전통적인 좌식 농기구들은 너무 힘들고 작업 효율도 떨어진다. 우리 농민들이 나서서 ‘서서 일할 수 있고 에너지의 사용을 줄이면서, 작업의 효율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농기구를 만들어 보자’는 마음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되었다.

-. 조합원 구성은 어떠한가?

주로 마을의 농부들이고 목수, 디자이너, 놀이 전문가, 대학에서 강의하는 조합원도 있다.
현재 조합원은 9명이지만 주변에서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분들이 아주 많다. 이를테면 지역의 고물상은 우리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필요하다 싶은 물건이 나오면 먼저 우리에게 연락을 주고 싼 가격에 공급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 꼼지락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

‘모든 농기구를 좌식에서 입식으로’가 우리의 슬로건이다. 농촌의 어르신들은 예외 없이 등이 굽고 허리와 무릎이 망가져 있다. 그렇지 않아도 농사는 녹록치 않은데 우리의 미래 또한 이런 모습이라면 누가 농사를 지으려고 할까 싶은 마음이 든다. 우리는 최대한 몸을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농사를 짓는 방법을 모색해보려고 한다.
또 우리는 농업부문에서 OECD 국가 평균의 37배에 달하는 화석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 과사용 국가다.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이 점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그래서 꼼지락이 만드는 대부분의 농기구들은 가능한 한 사람의 힘을 이용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 최근 가장 중점적으로 벌이는 사업은 무엇인가?

꼼지락은 그간 수동제초기 3종, 수동쟁기 1종, 그리고 수동이식기 1종을 개발해서 판매하고 농민들 스스로 제작할 수 있도록 워크숍을 진행해 왔다.
향후 계획은 폐자전거를 활용한 자전거트랙터 개발이다. 자전거의 페달을 돌려 땅을 일구고 제초도 하고 파종도 가능한 인력형 트랙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첨단의 스마트폰 기술을 활용한 저렴한 소형 닭장과 개집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런 것들을 농업 Iot(융복합기술)이라고 하는데, 스마트폰으로 가축들의 상태를 지켜볼 수 있고 자동으로 물과 먹이의 공급도 가능하다.
 
-. 최근에 실시한 행사가 있다면?

꼼지락은 그간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왔다. 대표적 행사는 아산 적정기술한마당, 홍성 전국환경교육한마당, 평택 경기도적정기술에너지한마당, 예산 충남농민전진대회 등이 있다.
꼼지락이 직접 주관한 행사는 마을대장간 만들기 워크숍, 수동제초기 자작 워크숍 등이 있다.
현재 충남농업기술원 4천여 평 부지내에 충남적정기술센터(가칭)를 짓고 있는데 내년 봄에 꼼지락이 입주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내년 가을에 아주 작은 규모의 적정기술농기구 마을축제를 개최할 구상을 하고 있다.  적정기술 농기구를 활용해 시범농장에서 농사를 짓고 자신이 직접 만든 농기구를 전시하고, 수확한 농산물로 빵과 쿠키를 굽고 한해 서로의 노고를 위로하고 축하하는 그런 작은 마을 축제를 벌일 예정이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 협동조합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협동조합은 이윤이 주요목적인 일반 기업과 달리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주요목적이다.  때문에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 충남에는 전국 유일의 적정기술연합회가 조직되어 있고, 충남도청에서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하고 있다. 만일 적정기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연합회에서 적극적으로 도와드릴 수 있으니 연락 주시기 바란다.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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