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혁명은 이제부터 시작”

2016-12-10 14:26:40 게재

10일 광화문 긴급토론회 … ‘탄핵 이후 광장은 무엇을 할 것인가?’

“시민의 힘은 놀라웠다” … “직접민주주의·시민참여의 장 확대돼야”

“9일 국회 정문 앞에 나갔습니다. 탄핵안이 가결되는 순간 정말 많은 분들이 우셨습니다. 국회 앞에는 세월호 유가족, 농민 등 현 정부 아래 가장 탄압받았던 분들이 계셨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박근혜정부가 이렇게 끝이 난 건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시작입니다. 세월호·해고 노동자 문제, 블랙리스트 사건 등 어느 것도 해결된 것이 없습니다. 탄핵이 목표가 아니라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한국 사회를 만들어내기 위해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10일 오후 12시에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개최된 긴급토론회 ‘탄핵 이후 광장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이렇게 말하며 토론회의 문을 열었다. 이날 마련된 긴급토론회는 ‘박근혜정부가 퇴진한 이후 시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논하는 자리로 광화문캠핑촌,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광장토론회가 함께 준비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동연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 문재훈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 권영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활동가, 김 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이 발제를 밭았으며 이광일 황해문화 편집위원과 임인자 연출가가 사회로 참여했다.

이 교수는 발제에서 이번 탄핵에 대해 “박정희에서 박근혜로 이어지는 유신권력의 종말을 넘어서 유신체제가 키우고 재배하고 육성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숙주들, 즉 한국사회의 부패한 기득권의 숙주를 청산하는 의미를 갖는다”라면서 “그것은 지난 50년간 유신체제를 재생산하는 데 공모한 정치권력, 재벌, 관료, 사법권력, 학벌, 지연, 인맥의 모든 낡은 체제에 대한 청산”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이 교수는 대선 국면에서 정치가 민심을 수렴하기 보다는 민심을 당파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 등이 시민의 힘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이라면서 “이는 재난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자 권력의 존재를 묻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정부를 수립해야 한다”면서 “제도적 정당정치에 맡기지 말고 직접민주주의와 시민참여의 장을 확대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고 공평하게 살 수 있는 법적,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체제의 구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있었다. 어린 자녀 2명과 함께 자리를 함께 하며 긴급토론회를 지켜본, 충청도에서 올라온 안병용(38)씨는 “회사 행사가 있어 올라온 김에 광장에 나왔다”면서 “탄핵 가결을 지켜봤고 이후에도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모아 끝까지 좋은 날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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