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첨단외래센터 영리화 물의
돈벌이 위해 진료실을 지하3층에
노조 "환자 건강훼손"
서울대병원이 첨단외래센터를 건립하는 가운데, 돈벌이에 용이한 부대사업시설을 지하 1층에 배치하고 지하 2,3층에는 진료시설을 두기로 해 영리목적으로 환자의 건강권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노조)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첨단외래센터의 초기 설계도(2013년 4월)를 보면 지하 1층에 내시경센터 호흡기센터 당뇨·갑상선 내분비센터 알레르기센터 응급처치실 원무·접수·수납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런데 진료와 관련된 센터들은 전부 지하 2층과 3층으로 밀려나고 지하 1층은 전문식당가 등 부대사업장으로 변경됐다.
이에 서울대병원노조는 10월 6일 환자와 보호자들의 87%가 외래진료 공간을 지하3층에 배치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들은 "환자진료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서울대병원이 쇼핑몰도 아니고, 거꾸로 가는 모습이 슬프다" "진료공간은 가능한 만큼 쾌적한 공간으로 설계해야 하는데, 지하3층은 부적절하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같은 달 14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설계 변경 지적이 잇따랐다. 남인순 의원(민주당·서울송파구병)은 "두산이 1년마다 50억원과 부대사업에 따른 수익 5%를 가져가는데, 이 때문에 설계도를 바꾸었느냐"면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서창석 원장은 "현재 국회에서도 그렇고, 노조에서도 설계도 재검토를 요청하고 있어서 다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은 국감이 끝난 두 달이 지나도록 변경하지 않고 있다. 본지에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했다. 현정희 노조위원장은 "국감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됐는데 현재 병원측에서는 지하1층에 부대사업장은 조금 줄이는 선에서 진료시설을 지하3층에 배치하는 것을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지하로 내려갈수록 방사능 오염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병든 환자를 진료하는 곳을 지하 깊숙이 내려 보내는 것은 의료기관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남인순 의원은 "서울대병원이 첨단외래센터를 만든다고 할 초기부터 중증환자 치료와 연구임상 중심병원으로서 역할을 망각하고, 외래 환자 늘리기 위한 대규모 외래센터를 건립해야 하는가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한 발 더 나아가 부대사업을 중심으로 시설을 배치하려 하고 있다"며 "돈벌이보다 연구중심병원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