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뇌손상'에 북미관계 급랭
2017-06-16 11:53:17 게재
미 의료진 "식중독 증거 없어"… 아버지 "북한 당국 가혹행위 분노"
혼수상태로 석방된 웜비어(22)는 북한측 주장과는 달리 식중독 증거가 없으며 심각한 뇌손상을 입어 여전히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미 의료진이 판정했다.
웜비어가 입원한 오하이오주 신시네티 주립대 병원 의료진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웜비어가 보툴리누스 중독증(식중독)에 걸렸다는 아무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웜비어의 뇌 조직이 광범위하게 손상됐으며, 뇌 부상의 원인은 아직 모른다"고 진단했다.
의료진은 웜비어가 아직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웜비어는 지난 13일 밤 오하이오 공항에 도착할 당시 삭발을 하고 코에 호스를 꽂은 채 의식이 없는 모습으로 들것에 실려 내려오는 장면이 목격됐다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는 프랭크 웜비어씨는 이날 회견에서 "건강했던 아들은 분명 북한 당국으로 부터 야만적이고 잔혹스러운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개탄했다
그는 "북한 당국은 아들이 혼수상태에 빠진 상황을 1년 이상 숨겨왔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오토 웜비어는 지난해 1월 평양을 여행하다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웜비어는 선고 직후인 지난해 3월 혼수상태가 됐지만 북한은 1년 넘게 그의 상태를 숨겼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북한은 오토 웜비어가 재판 후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린 뒤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의료진은 식중독 증거가 없는 심각한 뇌손상으로 진단해 북한측 주장을 일축하고 가혹 행위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북한이 미국시민에게 위해를 가한 것에 대해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어 북미관계를 더욱 냉각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