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공약 '공익형 농업직불제' 효과 있네

2017-10-23 10:15:55 게재

김현권 의원, 첫 시범사업 결과 분석 … 생물다양성 높아지고 멸종위기종 돌아와

문재인 대통령의 농정공약인 '공익형 농업직불금제'가 실제 효과가 있다는 첫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물다양성이 증가하고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금개구리가 돌아오는 등 농가소득 증대 뿐만 아니라 생태계 보호에도 도움이 됐다. 공익형 농업직불금제는 식량자급은 물론 생태보호, 경관유지 등 3개 부문의 의무를 이행하는 농가들에게 직불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스위스나 유럽연합(EU) 등지에서 시행 중인 생태계서비스지불제(Payment for Ecosystem Service, PES)와 유사한 제도다. PES는 '2005년 UN새천년생태계평가보고서' 발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증대되고 있으며,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도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내일신문 5월 10일자 18면 참조>

"농업피해 보상에만 매몰된 옛 제도 개선"=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충청남도로부터 제출받은 '농업생태환경프로그램(공익형 농업직불금제) 시범사업 자문회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자문회의에서 보고한 모니터링 결과, 농업생태환경프로그램에 참여한 지역 농지에서는 담수무척추동물 14~16종이 출현했다. 반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대조군 농지의 출현 종은 4~10종에 불과했다.

곤충 모니터링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로그램 참여 지역의 논둑에서 출현 종은 20~25종, 길가는 25~30종이다. 대조군 지역의 논둑과 길가의 출현 종은 각각 14종씩에 그쳤다.

곤충 개체 수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프로그램 참여지역에 출현한 곤충 개체 수는 100개체인데 반해 대조군에서 출현한 개체 수는 20개체에 불과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화암리와 장현리에서는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금개구리가 나타났다.

충남도는 전국 최초로 2015년 충남 보령시 장현리와 청양군 화암리를 시범사업지구로 지정해 2년째 시행하고 있다. 장현리와 화암리 2개 마을은 25개 프로그램 중 12개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참여하고 있다. 협약을 맺은 농가는 모두 136곳이다.

김현권 의원은 "과거 농민 대상의 직불금은 세계무역기구(WTO)나 자유무역협정(FTA)체결에 의한 농업피해 보상의 의미가 컸다면 공익형 직불금제는 생태·경관·식량자립의 역할을 부여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는 게 주된 목적"이라며 "이번 시범사업의 성과는 문재인정부 농정공약의 방향성을 제시해 줬다"고 평했다.

농업피해 보상 개념으로 농업직불금제를 도입한 우리나라와 달리 스위스나 EU 등 해외 선진국들은 농민의 환경보호 증진을 위해 환경서비스 제공 부분에 대해 환경지불금을 지급하는 등 환경보호를 독려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행 중이다. 스위스는 헌법에 자연자원 보전, 경관유지 등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위한 연방정부의 책무를 명시했다. 이를 근거로 직불제를 운영, 생태적 성과증명 의무를 준수한 농가에 대해 일반직불금과 생태직불금을 준다. 지원을 받는 만큼 그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관리하는 시스템도 함께 운영 중이다.

EU의 경우 공동농업정책으로 농업직불금제를 의무화했다. 농업직불금제에는 보호지역 주민에 대한 지원금도 포함돼 있다. 농업소득 중 직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0%(EU 평균)에 달할 정도로 규모도 크다. 덴마크는 70%대다.

우리나라와 달리 농민의 환경보호 증진을 위해 환경서비스 제공 부분에 대해 환경지불금을 지급해 환경보호 활동을 장려한다는 점이 다르다.

"토종종자 재배 프로그램, 지자체 지원 강화"= 한편 충남도 보고서에 따르면 시범사업 지역 주민들은 '토종씨앗 재배 및 채종' 프로그램이 다른 사업에 비하여 수행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토종종자의 확보와 적은 수확량, 재배방법에서 농민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12개 프로그램의 난이도 평가에서 23.1%라는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2위로 평가받은 '논두렁 풀 안 베기' 프로그램보다 11.6% 차이가 났다.

김 의원은 "토종종자 재배 프로그램은 식량자급이라는 공익적 가치가 높은 사업인데도 농민들이 수행하기 어려워하는 문제가 나타났다"며 "토종종자재배의 보상 단가를 높이는 한편 토종종자은행 운영과 재배방법 교육 등 지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여운 김아영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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