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12.2% '설 명절 하루도 못쉰다'

2018-02-08 13:18:03 게재

한국노총 조합원 설문조사 … "차례 모시지 못해 아쉬워"

올해 설 명절 연휴기간 하루도 못 쉬는 노동자가 10명 가운데 1명이나 됐다. 특히 운수노동자는 3명 가운데 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총이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조합원 54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을 통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휴기간 하루도 못 쉬고 일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2.2%였다. 특히 운수노동자 가운데 33.0%는 연휴기간 내내 하루도 못 쉬었고 '하루이상 일한다'는 응답도 77.7%였다. 반면 연휴기간 4일 모두 쉬는 노동자는 금융·공공·사무 노동자 85.9%, 제조업 노동자 80.5%, 운수노동자 22.3%였다.

설 명절에 출근해야 하는 이유로 '직업 특성상 교대제 근무를 해야 해서'라는 응답이 75.6%로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사용자의 요청(9.0%)', '돈을 더 벌기 위해서(5.1%)' 순이었다. 운수노동자 중 하루도 못쉬는 비율이 많은 이유는 직업 특성상 '교대근무' 때문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설 연휴기간에 일을 해도 할증수당을 적용받는 비율은 높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 중 '평일근무 대비 50% 할증을 받는다'는 22.9%, '100% 할증'은 11.2%였다. '평일근무와 동일하다'는 응답자도 8.4%나 됐다.

설 연휴 외에 개인연차 등을 추가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27.6%로 나타났고 추가 휴가 사용일수는 1일이 전체의 13.2%, 2일이 7.3%, 3일이 7.1%의 비율을 보였다.

또 설 상여금이나 선물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는 4명 중 1명(23.4%)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 상여금과 선물 모두 받는다는 응답은 19.0%에 머물렀다. 설 상여금과 선물 금액은 '50만 원 이상'이 41.0%로 가장 많았고 '50만 원 미만'은 26.3%로 조사됐다.

설 연휴 기간 쉬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직업 때문에 차례를 모시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 "남들 쉴 때 더 바쁘니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대안으로 "쉬지는 못한다 치더라도 특근수당이라도 충분히 지급했으면 좋겠다" "대체휴가제가 활성화 돼야한다" "휴가는 못가더라도 출근시간을 조절하여 제사라도 지내고 출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제시됐다.

이지현 한국노총 홍보실장은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운수노동자들은 명절에 근무하는 비율이 높다"며 "연휴기간에 사고를 줄이고 안전운행을 위해서는 총 노동시간을 제한하고 노동시간 사이 충분한 휴식시간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위해 근로기준법 59조 노동시간 특례업종 개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만큼 전체 노동자 평균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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