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스타일'로 도정 꼼꼼히

2018-07-26 11:05:30 게재

"유능" 요구, 공직사회 긴장

문 대통령 "김경수는 '진국'"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출마부터 당선까지 전국적 관심을 모았다. 그가 '노무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란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현역의원 신분인 그는 출마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그가 출마결심을 한 후, '드루킹 사건'으로 정치권이 시끄러웠고 그는 출정식을 취소했다. 민주당은 추미애 대표를 비롯, 의원들이 나서 그를 설득했고 결국 '낙동강 바람'을 일으켰다.

드루킹 특검은 정치인 김경수가 넘어야 할 파고다. 그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장담한다. 23일 노회찬 의원이 투신했다. 김 지사는 창원에 차려진 분향소에 가서 방명록에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미안합니다. 편히 쉬시길"이라고 썼다. 정치권에선 김 지사가 드루킹 특검을 통과하고 도정에 성과를 낸다면 차기 주자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다고 본다. 정작 본인은 "내 짐은 아니다"고 하지만 여권 내 분위기는 다르다. '친문재인' 그룹 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낙마가 만든 공백을 누군가는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화제가 된 친문 의원 모임인 '부엉이' 내부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김 지사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상당히 신중하다. 주변에선 "결단력이 약하다"는 평을 하기도 하지만 두 대통령 참모로서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주도면밀함의 결과로 보인다. 그가 꼼꼼히 정책을 살피자 경남도 공무원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는 "몇 번 지시를 내리고 보고를 받아보면 그 사람 능력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막연한 연공서열이나 지연 등에 얽매여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또 김 지사는 도정에 청와대 스타일을 접목시켜려 한다. 국민소통 창구를 만들고 인사 추천과 검증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그는 23일 간부 회의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출자출연기관장 인사는 도 의회와 협의해서 사실상의 청문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청와대 모 비서관은 "김 지사가 능력있는 사람 보내달라고 자주 괴롭혀(?) 힘들다"고도 했다.

그의 최고 관심사는 경제와 민생살리기다. 경남지역이 제조업 중심지인 만큼 경제위기를 직접 피부로 느낀다. 장밋빛 공약 보다 '성과'를 내야 한다. 김천-거제간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과 김해신공항 문제 등을 '실사구시' 자세로 풀어나갈 계획이다. 이미 중앙정부에 경남도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문 대통령이 2기 내각과 청와대에 "유능과 겸손"을 주문한 것처럼 김 지사도 '유능하고 겸손한 경남도'를 먼저 실천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이 있었네'라는 김경수의 책에서 "그를 생각하면 한 단어가 떠오른다. 바로 '진국'. 아무리 생각해도 진국 이상으로 그를 표현할 방법이 없다. 늘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생각한다. 믿음직하고 왠지 정이 가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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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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