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52시간제 도입 ··· 올해안 실시위해 '잰걸음'

2018-09-07 10:58:59 게재

기업은행 7월부터 실시중

우리은행 10월부터 시행

은행권이 주52시간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적으로 내년 7월부터 실시하지만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차원에서 은행권이 선도적으로 실시하자는 차원에서다. 이미 일부 은행은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고, 상당수 은행도 가능하면 올해 안에 실시한다는 목표로 노사가 협의를 하고 있다.

은행권 노사에 따르면 금융산업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최근 노사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통해 "주52시간제를 최대한 빠리 도입하고, 세부적인 내용은 각 은행에서 보완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금융산업노조 성낙조 수석부위원장은 7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산별 협상에서 주52시간제는 최대한 빨리 도입하기로 했다"며 "세부적인 도입 방안 등은 각 지부(은행)별로 상황에 맞게 보충협약을 통해서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 수석부위원장은 "일부 은행이나 금융공기업을 빼면 대체로 올해 안에는 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이미 시행에 들어갔고, 우리은행도 10월부터 실시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7월부터 주52시간제의 전면 실시에 들어갔다. 기업은행은 이를 위해 본점과 지역본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팀장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의 구분이 없이 적용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 노사합의를 통해 주52시간제를 전 영업점과 부서를 대상으로 실시하기로 하고, △근무형태 개선△제도 도입 및 보완△새로운 근로문화 정립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연장근무가 많은 영업점과 부서는 인원을 추가 배치하고,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등의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또 이미 시행중인 'PC-OFF제'와 대체휴일제를 개선하고 탄력근로제도 실시하기로 했다. 영업점 아침회의도 없애기로 했다.

다른 시중은행도 조기 도입을 위해 노사간 물밑 교섭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사전 시범운영을 통해 내년 1월에 전면 도입한다는 계획아래 노사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TF를 구성해 근로시간 단축 방안을 논의 중이다. KB국민은행도 노사간 협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논의는 안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은행권 일각에서는 주52시간제의 도입을 놓고 노사간 신경전이 길어질 경우 일부 은행의 경우 제도 도입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노조는 가급적 예외없이 전면적으로 도입을 원하고, 사측은 불가피하게 연장근무 등이 필요한 부서 등을 중심으로 예외를 두자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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