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기업의 비밀│(25) 이니스트그룹
의약품원료 기술력으로 글로벌CMO 도전
개발-생산-유통 등 수직계열화 구축
한미플루 개발·레바미피드 일본 석권
항암제원료 임상3상용으로 미국 수출
기술을 쌓아 완제의약품 진출에 성공했다.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를 대체하는 한미플루 원료를 개발했다.
이제는 글로벌CMO(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작년에 '1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원료의약품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된 이니스트그룹(회장 김국현)의 발자취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용인 사무소에서 만난 김국현 회장은 "'0세부터 110세까지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만든다'는 사명에 걸맞도록 사람에게 건강과 아름다움을 주는 바이오기업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니스트그룹은 원료의약품(API, 완제의약품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원료) 완제의약품 등을 제조하는 제약바이오기업이다. 이니스트는 의약품 원료를 만들다보니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제약사들에게는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니스트그룹은 1994년 의약품원료를 유통하는 동우약품이 모태다. 도매업의 한계를 확인한 김 회장은 직접 원료의약품 제조를 결심한다. 당시 의약품 원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다.
원료의 국산화를 위해 2000년 원료의약품 제조업체 동우신테크를 설립했다. 매년 7~8%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김 회장의 판단을 옳았다. 원료 국산화 과정에서 회사 기술력이 높아졌다. 이는 전문의약품 원료 개발과 독자 완제품을 만드는 기반이 됐다. 김 회장은 2014년 진로제약(JRP)를 인수해 완제품시장에 뛰어들었다.
2015년 이니스트그룹으로 통합됐다. 이니스트에스티(원료의약품 개발) 이니스트바이오제약(완제의약품생산) 이스트팜(의약품 원료유통) 등 3개 법인으로 개발-생산-유통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김 회장은 "우리 회사처럼 원료 의약품 개발과 완제의약품 생산, 유통까지 아우르는 업체는 드물다"며 "수직계열화는 원가절감은 물론 차별화된 연구개발(R&D) 기술력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직계열화는 중소기업이 불가능 영역으로 불리는 신약개발에서 한발 한발 성공을 써나가는 기반이 됐다.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과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아 중소제약사들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하지만 이니스트는 차별화된 R&D 기술력을 믿고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 현재 뇌혈관치료제 개발을 시작으로 PLA-2 천연물 신약과 심장병 조영제, 칼슘채널 차단 항암제 등 혁신신약을 개발해 일본 등 선진국의 높은 장벽을 넘었다. 야심작 '레바미피드'는 일본시장을 석권했다. 항궤양제 분야 완제의약품에 들어가는 원료 주성분이다.
특히 독감치료제 원료개발은 성공작이다.
이노스트는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를 대체하는 한미플루 원료를 개발했다. 타미플루가 독식했던 독감치료제가 한미플루로 바뀌고 있다. 항암제 원료는 임상3상용으로 미국에 수출했다.
독자 의약완제품 브랜드로 내놓았다. 비뇨생식기 치료제로 유명한 '팔팔정' '구구정'을 이니스트가 제조한다. 정신·신체적 기능 무력 증상을 개선하는 '라라올라'를 비롯해 다양한 일반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니스트는 현재 240여개의 전문의약품 위탁생산과 자체브랜드로 지난해 매출 1253억원을 기록했다. 15개국에 매년 1000만달러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종업원 수는 450여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샴푸 샤워젤 세안제 등 '퓨어메이' 브랜드는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미백, 주름개선 기능성화장품 '라잇톡스'는 올해 중국에 수출될 예정이다.
이니스트의 꿈은 글로벌CMO다.
우수한 원료공급과 해외 CMO파트너쉽 구축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를위해 2021년부터 충북 음성에 600억원을 투자해 수출용 원료의약품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끊임없는 혁신과 연구개발이 오늘날 이니스트그룹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며 "세상 모두가 110세까지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