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생물 미세조류, 땅에서도 산다

2019-10-16 11:26:29 게재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건조한 환경에 적응"

물 속에 사는 미세조류가 땅에서도 산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건조한 환경에 적응한 것이 밝혀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세조류는 엽록소를 갖고 있어 광합성을 하는 매우 작은 물 속 생물이다.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려워 현미경으로 볼 수 있다.
기중 남조류인 구슬말(Nostoc sp.) 현미경관찰 사진.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자생 조류 조사·발굴 연구' 사업에 참여한 이옥민 경기대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부터 기중(氣中) 환경에 서식하는 미세조류를 탐색하고 분류한 결과 총 18종(남조류 14종, 녹조류 4종)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가운데 6종(남조류 4종, 녹조류 2종)은 국내 미기록 종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측은 "이번에 확인한 미세조류는 수계에 서식하는 다른 미세조류와 비교했을 때 매우 건조한 환경에 적응한 것"이라며 "이번 연구로 확보된 기중 남조류는 벽돌담이나 보도블록 사이에서 발견되었고 기중 녹조류의 경우에는 주로 토양과 인접한 나무나 바위 표면에서 관찰되었다"고 설명했다.

남조류는 구형의 '시아노살시나 크루코이데스', 이형세포를 형성하는 '구슬말' 및 '톨리포트릭스', 사상체를 형성하는 '마이크로콜레우스' 및 '포미디움' 다른 조류의 표면에 붙어 서식하는 '시아노파논' 등 형태와 서식 특성이 다양했다. 미기록 녹조류인 '스티코코쿠스' 2종은 원통형 세포를 가졌으며, 세포 길이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폭은 평균 4㎍ 이하로 작았다.

국내 미기록종 가운데 '시아노파논 미라빌'과 '시아노살시나 크루코이데스'는 지난해 9월 환경생물학회지 2018년 3호에 발표됐다. '월모티아 머레이'는 올해 10월 환경생물학회지 2019년 3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특히 '월모티아 머레이'와 '시아노파논 미라빌'은 국내에서 처음 보고되는 '속'(屬·genus)이라고 국립생물자원관 측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기중 서식지 시료를 지속해서 확보하고 분류학적 연구를 진행해 미세조류 발굴을 확대할 계획이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성과는 생물종의 또 하나의 서식처로서 기중 환경을 개척한 데 의미가 있다"며 "이를 계기로 특이서식지 생물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새로운 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김아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