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통 한강 리튬 수치 '빨간불'

2019-12-04 11:45:57 게재

"영향 분석 서둘러야"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한강물에 포함된 리튬 농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경대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진은 강물 속 리튬 농도를 분석한 결과를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구 밀도가 비교적 낮은 지역을 흐르는 북한강과 남한강보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에서 리튬 농도는 최고 6배 높았다.

리튬은 가볍고 에너지를 많이 저장할 수 있어 휴대용 전자기기와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소재로 많이 쓰이는 경금속이다. 휴대용 전자기기와 전기차 이용이 늘면서 지난 20년간 리튬이온전지 사용량은 급속히 많아졌다. 이에 따라 리튬페기물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리튬 폐기물 영향은 전혀 평가되지 않은 상황이다.

연구진은 북한강 6곳과 남한강 7곳, 서울을 지나는 한강 4곳에서 물을 떠 리튬이 어느 정도 있는지 알아봤다.

북한강과 남한강 시료 리튬 농도는 다른 국가의 강에 비해 낮았다. 그러나 한강 시료의 경우 두 강에서 얻은 시료보다 리튬 농도가 6배까지 높았다.

동위원소 분석에서는 물속 리튬이 리튬이온 배터리와 치료제, 음식물 쓰레기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 연구진은 사람 활동이 한강의 리튬 농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류종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2012년 기준 약 660만개의 리튬이온전지가 생산됐고, 이 중 21%를 한국이 생산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다 쓴 리튬이온전지 회수와 재활용, 처리에 대한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생산해 낸 리튬이 자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련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또 "현재 수처리 방식으로는 리튬을 제거할 수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인공적인 리튬이 생태계와 사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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