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통지서를 받았을 때보다 더 심한 충격을 받았다."

마지막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은 사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부서배치가 연기됐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해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조사됐다.

쌍용차 희생자 추모 및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최근 예정된 날짜에 부서배치를 받지 못한 쌍용차 노동자 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지난 10~11일 인터넷(스마트폰)으로 실시한 무기명 설문조사(객관식·주관식)에 조사대상 46명 중 36명이 응답했다.

지난달 24일 무기한 휴직통보를 받았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해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응답이 76.5%(26명),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20.6%(7명)로 97.1%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충격이 크지 않았다는 응답은 단 1명뿐이었다.

이들은 올해 1월 복직을 믿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거나(70.6%), 가족여행 등 복직을 위한 준비(67.7%)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기한 휴직통보를 받은 지난 2주간 86.1%가 불면증에 시달렸고, 36.1%가 잠들기 위해 주 5일 이상 술을 마셨다. 91.7%는 현재 삶이 불안정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달 7일 '출근투쟁'을 한 복직 대기자들에게 사측은 "차 판매량이 늘고 생산량이 늘어나면 최우선적으로 여러분들을 공장에 돌아오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직 대기자들 76.5%가 '부서배치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응답했다. 특히 '판매와 생산이 늘어나도 조만간 부서배치가 어려울 것 같다'는 응답이 52.9%나 됐다.

회사와 기업노조(쌍용차노조)가 '무기한 휴직'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부를 압박해 쌍용차 지원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32.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여금·성과급 반납 등 고통분담에 대한 현장의 불만을 복직자에게 돌리기 위해서'(26.5%)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들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200만원 이하가 44.4%에 달했다. '200만∼300만원'은 14명(38.9％), '300만원 초과'는 6명(16.7％)이었다. 대부분 최저임금을 벗어나지 못했다.

쌍용차 범대위는 "쌍용차와 기업노조는 당사자들의 동의 없이 기습적으로 무기한 강제휴직을 결정했고, 해고노동자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며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사회적 합의를 파기하는 기업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2018년 9월 21일 노노사정(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노조, 쌍용차,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에 따라 해고자 119명 가운데 60%를 2018년말까지 복직시키고 나머지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복직시켜 6개월간 무급휴직으로 전환 뒤 연말에 부서배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쌍용차는 경영난을 이유로 해고자 46명에게 부서배치와 근무투입은 어렵고 지난해 7월 복직 뒤 6개월간의 무급휴직 기간이 만료돼 이달부터 유급휴직(급여 70% 지급)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에 복직대기자 46명은 7일부터 쌍용차 공장으로 출근투쟁을 하고 있다. 이들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휴직·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에 사원증 발급·작업복 지급명령을 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