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이용음란물’ 아닌 ‘아동성착취물’이 맞다
‘잘못된 용어→경미한 범죄→낮은 형량 책정’ 이어져
아동성착취물 소지죄, 호주 징역 15년 vs 한국 1년
2019년 9월 호주 의회는 ‘아동성착취에 관한 법’을 개정해 ‘아동포르노그래피(Child Pornography)’란 용어를 ‘아동학대자료(Child abuse material)’로 변경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전윤정 입법조사관은 “아동포르노그래피란 용어가 가해자 시각에서 성범죄물의 정의와 적용범위를 협소하게 한다고 보고, 피해자 입장에 초점을 둔 개념으로 변경한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아동성범죄물에 대해 ‘성착취’나 ‘성학대자료’라는 개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아동성범죄물의 법적 용어는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아청법)에 명시된 ‘아동이용음란물’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지난해 11월 아청법상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용어를 아동·청소년성착취음란물로 바꾸는 아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강 의원은 “우리나라는 아동 대상 성범죄에 대해 영미권과 달리 지극히 관대한 처분을 하고 있다”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은 그 자체로 성착취와 학대를 의미함에도, 막연히 아동·청소년을 이용하는 음란물의 의미로 가볍게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고 법안제안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같은 아동성범죄에 대해 우리나라는 크게 낮은 형량을 규정하고 있다. 전윤정 조사관에 의하면, 호주의 아동성착취에 관한 법은 아동성착취자료를 소지만 해도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아청법 제11조제5항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같은 아동성착취자료 소지임에도 호주는 징역 15년인 반면, 우리나라는 1년이하로 크게 차이가 났다.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는 “아동학대영상을 아동이용음란물로 표현하는 것은 ‘야동’과 같이 가볍게 인식되게 해 형량도 낮게 책정된 것”이라며 “아동성착취물로 표현해 형량을 크게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 미국과 인식차 드러낸 다크웹사건 한국 보도자료 '제목'
▶ “자발성 기준으로 피해자 지위 나누는 아청법, 20대 국회 개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