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 덕분에 외롭지 않아요"

2020-05-20 11:11:40 게재

지자체, 첨단기술 활용

코로나19 감염 취약한 치매·홀몸어르신 케어

지방자치단체들이 코로나19로 대면관리가 어려운 치매·홀몸 어르신들을 돌보기 위해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홀몸어르신들에게 인공지능(AI)스피커를 보급하거나 치매 어르신을 위해 GPS신발을 보급한 곳도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경기 화성시는 홀몸 어르신 200명에게 음성인식 AI스피커를 보급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방문복지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생긴 공백을 인공지능스피커가 메워주고 있다. 화성시는 지난해 5월 전국사회경제연대 지방정부협의회 주관으로 SK텔레콤의 사회적기업 행복커넥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서부노인복지관에 운영을 맡겨 200명의 홀몸어르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만든 AI스피커 '아리아'를 홀몸어르신 가정에 설치하고 케어메니저가 스마트폰·PC로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2개월마다 방문점검 및 상담도 해준다. '아리아'는 치매예방 게임콘텐츠부터 날씨, 질병정보, 노래듣기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마치 사람과 같은 대화로 어르신의 말벗도 되어준다. 특히 24시간 내 전등의 작동이나 문의 여닫음이 감지되지 않을 경우 관제센터로 경고 알림을 보내고 '살려달라'는 말 한마디로 구조요청도 가능하다. 도입 초기에는 실효성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상자의 90% 이상이 서비스 유지를 원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현재 50명가량이 서비스 신청을 하고 대기 중이다. 박경은 케어메니저는 "재미있고 친근하게 간단한 대화도 하고 위로의 말도 건네줘 고연령층, 우울증 증세가 있는 어르신들에게 특히 효과가 좋다"며 "어르신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문열림 감지센서'와 '스마트 스위치' 기능도 갖추고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서비스를 받는 어르신은 물론 관리주체의 만족도도 높다. 기존에는 생활지원사 1명이 15~20명의 홀몸어르신을 돌봤지만 지금은 1명이 100명의 어르신을 돌본다. 게다가 가정방문이나 전화통화를 하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어르신들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박경은 메니저는 "2명의 메니저가 200명의 어르신들의 안전을 확인하는데 30분도 안걸린다"며 "한 눈에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증치매환자 쉼터교육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가정에 태블릿PC를 보급해 온라인 돌봄학습 '뇌선생 안심펜'을 진행, 호응을 얻고 있다. 교육 대상자들은 인지학습 및 치매예방운동 등의 내용이 저장된 태블릿PC를 임대받아 가정에서 자율적으로 인지강화교육을 받는다. 또 치매안심센터에서 만든 '뇌블리 카페'에도 접속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거나 교육 자료를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서울 성동구는 배회 위험에 노출돼 있는 치매 어르신을 위해 스마트 위치추적기능을 갖춘 '꼬까신'을 배부했다. 꼬까신은 치매질환을 앓는 어르신들이 다른 물건을 놓고 나가더라도 신발은 신고 나간다는 것에 착안했다. 신발에 위치추적이 가능한 GPS인솔을 탑재한 신발형 배회감지기인 셈이다. 어르신이 보호자가 정한 안전구역을 벗어나면 성동스마트도시 통합운영센터로 위치 정보와 함께 가장 가까운 CCTV 다섯 개의 영상이 뜬다. 필요한 경우 관할 경찰에 신고해 어르신의 귀가를 돕고, 안전구역을 벗어나는 경우를 제외하면 관제센터가 위치나 신상정보를 추적할 수 없도록 했다.

곽태영 김진명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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