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너마저' … 코로나에 맥 못춘 1분기
영업익 24% 급감 매출 5% 증가 그쳐
영업시간 단축·일부 매장폐쇄 후과
'레디백' 증정행사도 판촉 고육책
스타벅스마저 코로나19에 어쩔 도리가 없었던 걸까. 국내에서 분기마다 10%대 매출 성장률에 400억~50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던 스타벅스. 유통가에서 몇 안되는 불황 사각지대였다. 코로나19 전까진 그랬다.

코로나19 이후 매출 성장률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영업시간 단축에 일부 매장은 문을 닫았었다. 후과는 컸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2차 확산의 진원지 서울 이태원 매장 매출은 반토막 났다.
최근 재구매 논란을 낳고 있는 '가방 증정 행사'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연례 행사라지만 매출을 늘리기 위한 고육책처럼 비춰질 정도다. 26일 유통가와 증권가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1분기 매출은 454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8% 늘었다. 전분기 5191억원에 비하면 10% 넘게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24.2% 감소했다. 전분기 576억원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규모다. 분기 200억원대 영업이익은 2018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으로 매장을 찾는 손님이 크게 줄었다"면서 "영업시간 단축에 일부 매장은 폐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1400개 전체 매장 가운데 1000여곳은 영업시간을 1~2시간 단축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초기 대구지역의 경우 70여개 매장 중 절반이 넘는 39개는 문을 닫았다.
코로나확산세가 꺾인 4월 이후에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태원 지역 매장의 경우 월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면서 "직장인들 회식이 줄면서 저녁 시간 음료 매출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스타벅스도 '매출 늘리기'라는 '전에 없던'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이달 21일부터 전국매장에서 시작한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가 연례행사지만 달리 보이는 이유다. 이 행사는 미션 음료 3잔을 포함 17잔의 제조 음료를 구매, e-프리퀀시를 완성한 손님에게 '서머 체어' 3종 혹은 '서머 레디 백' 2종 등 5가지 증정품 중에서 1가지를 선착순으로 주는 행사다.
일종의 판매촉진행사다. 실제 소비자들은 증정품 확보를 위해 대량으로 커피를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240잔을 포함해 총 300잔의 음료를 주문하고 서머 레디 백 17개를 받아가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이 손님은 약 130만원을 일시불로 결제한 뒤 한 잔은 본인이 마시고 나머지 음료를 매장에 남겨둔 채 자리를 떠났다. 레디백은 벌써부터 온라인상에서 개인간 6만~9만원대에서 거래될 정도로 인기다.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매출 늘리기 위한 스타벅스 행사가 개인 재테크에 이용되고 있다. 코로나발 부작용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