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첫날부터 남다른 21대 초선들

2020-06-02 11:14:36 게재

최형두, 송파서 지하철 출근

허은아·전주혜, 유튜버 데뷔

이용빈, 코로나 극복 간담회

정의당, 청소노동자와 오찬

21대 국회에는 초선의원이 무려 151명이다. 전체(300명)의 절반을 넘는 의원이 국회 새내기인 셈. '새로움'이 21대 국회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초선의원들은 1일 첫 출근부터 남달랐다.

미래통합당 최형두 의원은 송파구 자택에서 여의도 국회까지 지하철 9호선으로 출근했다. 의원들은 대부분 고급 승용차를 타고 출퇴근한다. 국가에서 매달 차량 유지비 145만원을 제공하는데다, 유급 보좌진 8명 중 한 명을 운전기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내가 정책능력이 부족해서 정책을 연구할 보좌진이 많이 필요한데다, 지하철로 출근하면 교통체증이 없어 좋다"고 설명했다. "운동이 되는건 덤"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날 오전 현충원 참배를 다녀오는 길에는 동료의원 차를 카풀했다. 동료의원 차안에서 라디오 인터뷰도 했다.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 등은 국회 첫 출근날을 영상으로 담아 유튜브에 올렸다. 국회대학교 유튜브 캡처


통합당 허은아·전주혜 의원은 이날 유튜버로 데뷔했다. 같은당 지성호 의원까지 셋이서, 유튜브 채널 '국회대학교'(사진)를 개설하고 이날 첫 영상을 올린 것. 영상에는 두 의원이 활기차게 국회에 출근하는 모습이 담겼다. '국회대학교'는 통상 대담으로 진행되는 기존 정치채널과 달리 초선의원의 소소한 일상부터 의정활동 전반을 친근하게 보여준다는 콘셉트이다. 허 의원은 "2022년 대선에서 투표권이 생기는 17∼19세 청소년들의 보수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해보고 싶어 채널을 만들었다"며 "17살 딸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전했다.

탈북자인 통합당 지성호 의원은 첫 의정활동으로 무연고 탈북자 45명이 안치된 추모관을 찾았다. 지 의원은 "인간답게 살지 못해 죽음을 무릅쓰고 탈북을 감행했는데, 대한민국에서도 가난 때문에 참변이 발생하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하다"며 "탈북민 복지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통합당 양금희 의원은 이날 보좌진과 함께 영등포 헌혈의집을 찾았다. 양 의원은 지난 2월 예비후보 당시에도 헌혈에 참여했다. 나눔을 직접 실천한다는 각오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주로 입법과 지역현안 해결로 의정활동 첫 날을 보냈다. 여당다운 행보로 읽힌다. 광주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폄훼하거나 피해자나 유가족을 이유없이 모욕하는 경우 처벌하는 '역사왜곡금지법'을 발의했다. 5.18 망언이나 폄훼를 겨냥한 입법이다.

민주당 이용빈 의원은 지역구(광주 광산구갑)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 등과 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간담회에서는 지역제품 판로 확대·자금지원과 금형업계 원자재펀드 조성 등 제안이 쏟아졌다. 민주당 양기대 의원은 자신의 총선 1호 공약인 '광명·목동선 지하철'의 사전타당성 용역 입찰 공고가 1일 났다고 밝혔다.

정의당 초선의원 5명은 심상정 대표와 함께 이날 국회 청소노동자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정의당과 청소노동자의 식사는 고 노회찬 의원의 제안으로 17대 국회부터 시작됐다. 이은주 의원은 "여러분 노고 덕에 깨끗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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