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년전 경상감영 진입로 유적 확인

2020-06-17 11:12:29 게재

대구시 4월부터 발굴조사

정문 관풍루 원위치 찾아

경상감영의 주 진입공간과 관풍루, 중삼문의 기초시설, 주변 부속건물지 등이 400여년만에 발굴돼 공개됐다.



대구시는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지난 4월부터 진행한 정밀발굴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발굴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상감영의 정청인 선화당의 정면(남쪽)에 남-북 방향 일직선상으로 배치된 주 진입로(폭 13m 정도)의 공간적 범위와 감영의 정문인 관풍루의 위치 및 추정 적심이 확인됐다. 또 중삼문의 기초부 및 배수시설과 진입로 동편에 배치됐던 군뢰청 등으로 추정되는 부속건물의 기초부 일부도 확인됐다. 군뢰청은 죄수를 관리하는 군졸이 대기하면서 업무를 관장하는 곳을 말한다.

이밖에 선화당 마당에 나란히 배치됐던 석인상을 비롯한 백자편, 기와편 등이 출토됐다. 이 유물들은 지하 1m 정도 깊이 땅속에 묻혀 있었다.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 관계자는 "1918년까지의 지형도나 사진에서 관풍루와 중삼문, 선화당 입구 석인상 등이 확인됐으나 일제강점기의 헌병대와 병무청 증개축 등이 이뤄지면서 지하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경상감영과 주변 부속건물 등의 흔적으로 구체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잔존양상이 양호하지는 않지만 400여년 동안 조선후기 경상도의 정치·행정·군사 중심관청이었던 경상감영의 배치양상 및 구조를 복원하고 그 위상을 정립하는데 중요한 학술적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상감영은 1601년 설치됐으며, 지금까지 중심건물인 선화당과 징청각이 원위치에 잘 보존돼 있다. 1920년쯤 정문이었던 관풍루가 달성공원으로 옮겨진 후 진입로와 부속건물은 일본 헌병대 건물로 바뀌었고, 그 후 대구경북지방병무청이 들어섰다. 병무청은 이곳에서 1969년과 1987년 1997년 세 차례 증·개축했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사적의 추가지정 신청과 경상감영 복원정비 사업을 서두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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