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평, 수학 가형 제외하면 평이"
입시전문가들 "작년 수능과 비슷"
전문가들은 국어영역의 경우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를 내고 있다. 출제 경향과 문제 유형에 큰 변화가 없고 난이도 자체도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EBS 연계 지문이 아닌 작품 가운데서는 정철의 고전시가 '관동별곡' 등 비교적 익숙한 작품이 나왔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2020학년도 수능의 큰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출제됐고, 난이도 역시 초고난도 지문이나 문제가 출제되지 않았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평이한 수준"이라며 "독서 영역에서 3지문으로 구성된 문제의 경우 지문의 난이도는 평이했지만, 기술과 사회 지문의 경우 문제(31번)의 선지가 다소 까다로웠다"고 덧붙였다.
◆수학영역, 가형 "다소 어려워" = 수학영역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반영돼 신유형 문제가 나온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 수업 일수가 줄어 고3 학생들이 다소 까다롭게 느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가형은 기하가 출제범위에서 빠지고 수열, 수열의 극한단원이 포함됐다. 나형은 수열의 극한이 제외되고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가 포함됐다.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가형의 경우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다소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평소 쉽게 출제되는 앞부분에서 계산이 복잡한 문제가 나와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문사회계열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많이 보는 수학 나형의 경우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나형은 새롭게 추가된 영역의 난도가 쉽게 출제됐는데 고3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쉽게 출제하려는 의도가 나타난 것"이라며 "킬러문제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자는 의도도 가/나형 모두에서 나타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영어·탐구영역도 비교적 평이 =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의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 다만 EBS 직접 연계 문제가 대부분 'EBS 수능특강 영어독해연습'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 교재를 아직 공부하지 않은 학생들은 어렵게 느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탐구영역 역시 과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평이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특히 과학탐구영역 물리와 화학의 경우 Ⅰ·Ⅱ 모두 지난해보다 약간 쉬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입시업계에서는 평가원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등교 연기로 고3 재학생과 졸업생 간 학업 성취도 격차 문제가 논란이 된 점을 고려해 이번 모평을 어렵지 않게 출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난도 자체가 높지 않더라도 실제 고3 재학생들이 느낀 체감 난도는 다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7월 9일 성적표 통지 = 올해 수능 난이도와 출제 방향을 파악할 수 있는 6월 모의평가는 18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2061개 고등학교와 428개 지정학원에서 시행됐다. 이번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은 48만3000명이다. 그중 재학생이 41만7000명, 졸업생이 6만7000명이다. 성적 통지표는 다음달 9일까지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통지표에는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영역별 응시자 수가 표기된다.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이 주관하는 이 시험으로 수험생들은 자신의 전국단위 성적을 파악하고 수시·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실제로 이번 모의평가는 12월 3일로 예정된 2021학년도 수능의 준비시험 성격이 강하다. 시험의 성격과 출제영역 그리고 문항 수 등이 같아 수능의 출제 방향과 난이도를 파악할 수 있고 재수생까지 참여해 자신의 준비도와 위치를 객관적으로 진단해볼 기회다. 각 시·도 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재학생만 응시하기 때문에 전국단위 성적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한편 평가원도 이번 모평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는 마찬가지다. 평가원은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수능 난도를 조절한다. 코로나19로 등교 수업 일수가 줄고 재학생과 졸업생 간 형평성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수능 난도 조절에 실패할 경우 사회적 파장이 예년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수능 난도를 낮춰야 한다는 재학생과 학부모들의 주장에 대해 교육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모평을 통해 재학생의 특성과 재학생과 졸업생 간 격차를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