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뉴딜' … 전국 지자체 열풍
디지털·그린·스마트 이름 붙이기
문재인 대통령 "지역이 뉴딜 주도"
"녹색성장·창조경제 재판" 우려도
경남 하동군은 지난 20일 'ALPS 하동 뉴딜사업' 발굴 및 추진보고회를 가졌다. 섬진강 빅데이터 댐 센터구축, 디지털 전통문화체험형 관광지 리뉴얼 등 모두 36건이 보고됐다.
전남 해남군도 다음달 10일 '해남형 뉴딜' 시책 발굴 보고회를 가질 예정이다. 농수산물 온라인 비대면 거래 확대, 농업 빅데이터 수집 및 데이터 인프라 구축, 과학영농시설 디지털 관리시스템 구축 사업 AI 융합 국민안전확보 실증랩 구축 등이다.
전국 지자체가 '뉴딜 열풍'에 빠졌다. 어촌마을뉴딜, 도심재생뉴딜, 스마트 산단 뉴딜 등등…. 새로운 사업도 있지만 기존 사업명 앞에 '그린, 스마트, 4차' 등의 말을 넣고 뒤에는 '뉴딜'을 붙인다.
정부가 지난 14일 오는 2025년까지 한국판 뉴딜 28개 과제에 16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1000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히면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역특성에 맞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지역뉴딜로 살아난다면 한국판 뉴딜은 더욱 수준 높게 진화하고 폭넓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주도형 뉴딜 추진'을 강조하면서 지자체들은 더욱 분주해졌다.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경남형 뉴딜'과 관련,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정부 발표에 앞서 '경남형 3대 뉴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스마트·그린·사회적 뉴딜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디지털·그린·안전망 뉴딜과 거의 일치한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과 김 지사 사이에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전북도는 그린 뉴딜의 중심에 서 있다. 새만금간척지에 대규모 태양광발전이 추진되고 있고, 전북의 한 대규모 해상풍력단지에는 민간투자가 검토되고 있다. 전북도 주요 사업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탄소저감 및 친환경에너지, 그린 리모델링 등이다.
강원도는 '강원형 클라우드' 기반 중소기업 플랫폼 구축, 중화항체 면역항체 치료제 개발 기반 구축, 강원형 인공지능(AI) 실업자 구인구직 프로그램 추진 등 36개를 발굴했다.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조기에 성과를 도출하기로 했다.
충북도는 '충북형 디지털·그린·산업혁신 뉴딜사업'을 추진한다. △디지털뉴딜 △그린뉴딜 △산업혁신지원뉴딜 등 3개 분야로 모두 10개 사업에 2071억원을 투입한다.
대전시는 '대전형 뉴딜' 정책 일환으로 교육 인프라의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관련 TF 구성에 들어갔다. 전문가그룹, 시민사회단체 등과 논의를 거쳐 다음달 최종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첨단기술을 융합해 선수와 관객에게 현실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하는 비대면 스포츠산업을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후속사업으로 발굴하고, 신규 사업 개발 등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부산시는 국내 대표 스마트시티 도시로, AI 서비스 시범 적용을 통해 AI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광주시는 21일 '광주형 뉴딜' 시민 비전 선포식을 갖고 디지털·그린·일자리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AI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뉴딜 정책과 에너지밸리 중심의 그린뉴딜을 본격 추진하고 광주형 일자리 중심의 일자리뉴딜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전남도는 그린뉴딜 핵심 프로젝트인 8.2GW 규모 신안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추진한다. 신재생에너지 자립섬 50개 조성, 기후변화 대응과 미세먼지 저감대책 마련 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제주 전역을 스마트에너지시티로 조성하는 '제주형 그린뉴딜'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뉴딜 열풍이 경제 활성화에 자극제가 될 수 있지만 과거 녹색성장이나 창조경제와 같이 '예산 따먹기용 구호'로 그칠 경우, 재정만 낭비한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미래통합당측은 "앙꼬 없는 진빵"이라 했고 정의당은 "기업들만 배불리는 딜"이란 지적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