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으로 회사가 단단해졌다"

2020-12-02 11:28:03 게재

이루다, 조직혁신·인재개발로 급성장

녹돈영농조합법인, 축산업 고도화 성공

혁신은 쉽지 않은 길이다. 경영혁신은 기업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동참해야 가능한 일이다. 특히 CEO의 모범과 결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최근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하려면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게 혁신은 생존하는 길이기도 하다.
지난달 25일 열린 '2020 경영혁신대회'에서 박종근(가운데) 녹돈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가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사진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제공


경영혁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중소기업이 있다. 경영혁신으로 조직을 단단히 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은 덕이다. 바로 의료기기 제조업체 이루다(대표 김용환)와 축산업의 새로운 길을 연 녹돈영농조합법인(대표 박종근)의 성장 이야기다.

이루다는 2006년 11월 설립됐다. 의료기기는 최종 판매승인 전까지 인증 획득에 긴 시간이 소요된다. 문제는 인허가 대기 중에 시장상황이 빠르게 변해 신제품 출시가 막히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루다도 신제품 출시를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임직원 의욕이 크게 떨어졌다. 해외마케팅, 판로개척 등 여러 분야 업무를 담당하다보니 직무별 전문성이 쌓이기 어려웠다. 제대로 된 평가나 보상체계도 부족했다. 소통부재로 제품 오류까지 발생했다. 이직률이 늘고 부서 간 신뢰도 하락했다.

김용환 대표는 조직혁신 없이는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혁신을 위한 큰 결단을 내렸다. 기업부설연구소 안에 의공학연구소와 RA(인·허가)전략실을 설치했다.

의공학연구소는 융·복합 의료기 레이저기를 개발해 특허까지 등록했다. RA전략실은 신제품 인·허가 획득을 빠르게 진행했다. CE(유럽), FDA(미국), CFDA(중국) 등 약 44개 해외 인허가를 신속하게 획득했다.

첫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이어서 조직혁신에 더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전자결재시스템을 도입했다. 불필요한 행정력이 줄어들어 관리가 훨씬 효율적으로 이뤄졌다. 임직원은 각자의 직무에 집중하자 조직이 점점 탄탄해졌다.

회사는 인재개발을 중장기 전략으로 삼았다. 직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일·학습병행제, 도제학교, 사내외 교육훈련 등을 도입했다. 스톡옵션과 우리사주조합 등 성과공유제를 적극 펼쳤다. 특허청의 직무발명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의 직무 관련된 아이디어를 선정해 포상했다.

이루다는 일·가정 양립을 실천했다. 출산휴가, 육아휴직, 가족돌봄휴가, 육아기단축근무, 연차 자율화, 연차사용 촉진제도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현재 과장급 남성이 육아휴직 중이며 16명이 육아기 단축근로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워킹맘, 워킹대디의 가장 큰 고충인 자녀 등하원·등하교 해결을 위해 시차출퇴근제를 운영하고 있다.

김용환 대표는 "경영혁신은 회사 성장으로 돌아왔다"며 "2016년(102억원) 대비 2019년(214억원) 매출은 2배, 영업이익은 무려 약 22배가 늘었다"고 밝혔다. 연구개발(R&D) 인력은 18명에서 27명으로, 지식재산권은 15건에서 48건으로 증가했다. 이루다는 지난 8월 코스닥에 상장돼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녹돈영농조합법인(박종근 대표이사)도 경영혁신으로 1차산업인 축산업 고도화에 성공했다. 이제 6차산업 실현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에 소재한 녹돈영농조합법인은 2004년 회사설립 초기에는 사료공급이 주 업무였다. 2009년부터는 지역소재 한우농가에 공급 중인 사료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도전했다. 2011년부터 양돈장을 인수해 직접 생돈생산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2023년까지 자체 5만두 사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 3월부터는 직접 육가공장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월 4000~5000두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생산에만 집중하지 않고 '소사벌 포크'라는 브랜드를 출시했다. 친환경 인증서 취득, HACCP 인증, 경기도 G마크 인증을 받았다. 현재 경기도 내 약 150여개 학교와 각 지역의 농축협에 질 좋고 안전한 돈육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축산업과 그린환경, 농가와 사회의 상생에 노력하고 있다. 가축분뇨처리를 위해 2018년부터 바이오플랜트사업과 공동자원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가스플랜트 등 친환경 분뇨처리프로세스 구축에 과감히 투자하며 농장 현대화에 애쓰고 있다. 이는 지역주민 갈등 해소와 환경오염방지에 큰 효과를 거뒀다.

녹돈영농조합법인은 2017년 69억원이던 매출이 2019년 16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3년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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