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하베스트 11년연속 손실
2009년 인수당시 6일만에 협상 타결 … 일부 광구, 복구비용 부담하는 조건으로 매각 추진
한국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사업은 대표적인 해외자원개발 실패사례로 꼽힌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명박정부 시절이던 2009년말 25억7600만캐나다달러에 하베스트를 인수했다. 약 20억캐나다달러에 이르는 부채는 별도로 껴앉았다.
하지만 인수 다음해인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1년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 8억3840만캐나다달러에 이르던 손실규모는 2020년말 58억2130만캐나다달러(5조752억원)로 눈덩이처럼 커졌다.
지난해에는 매출 2억920만캐나다달러에, 영업손실 1억4780만캐나다달러, 당기순손실 6억5050만캐나다달러를 기록했다.
하베스트사업의 부실을 키운 결정적 요인은 정유사업(노스애틀랜틱리파이닝·NARL)의 동반 인수다. 당초 한국석유공사는 2009년 9월 23일 하베스트의 상류부분만 인수하는 것으로 합의했었다. 그러다 10월 14일 협상이 결렬됐다. 하베스트측이 갑자기 상·하류 공동인수를 제안한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 6일 후인 10월 20일 상황이 반전됐다. 한국석유공사가 하베스트 상·하류사업을 공동 인수키로 하면서 협상이 타결됐다.
한국석유공사 결정에는 금융투자회사 매릴린치 연구결과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매릴린치는 하베스트 하류부분에 대한 사업평가를 시작한 지 4일 만에 NARL의 자산가치를 1조원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메릴린치 한국지부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금고지기인 김백준 전 총무비서관의 아들이 임원으로 재직 중이어서 의혹을 키웠다.
이후 NARL 부실상태가 심화되자 한국석유공사는 2014년 11월 9730만캐나다달러(940억원)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NARL 인수가격 9억3000만캐나다달러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한국석유공사의 NARL 인수·매각 손실액은 15억5200만캐나다달러에 달했다.
결국 하베스트 프로젝트는 졸속 추진으로 헐값 인수한 데 이어 이후 유가급락, 자산합리화 지연, 자회사 관리노력 미흡 등 운영단계 문제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해외자원개발사업으로 전락했다. 지난해에는 이자비용으로만 약 800억원을 지출했다.
한국석유공사는 "하베스트사 손실 최소화를 위해 현재 다수 비핵심자산에 대한 매각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마저 헐값 매각, 심지어 일부 광구는 매각대금 중 복구비 일부를 매도인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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