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개념 활용해 대안 제시하는 수업 인기
코로나로 주춤했던 수행평가, 다시 활기 띤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감소했던 수행평가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수행평가는 교과 담당교사가 교과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학습과제 수행 과정 및 결과를 직접 관찰하며 성취 기준 등을 반영한 평가 기준에 따라 채점한다. 과정중심 평가가 대두되며 학교 현장에 확산됐다.
원격수업과 방역 문제로 형태는 다소 달라졌지만 학교마다 과목별 수행평가가 한창이다. 이는 입시 영향 때문이다.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영향력이 커진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학생의 수행과정을 살피는 수행평가 내용이 주로 담긴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바뀌는 교육 환경에서 수업과 연계한 수행평가의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예측불가 등교상황에 수행평가 타격 = 지난해 수행평가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축소 시행됐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다. 2학기에는 수행평가 횟수가 줄거나 아예 시행하지 않는 학교도 있었다.
수행평가 방법도 바뀌었다. 조사를 시작으로 토의·토론, 산출물 제작, 발표 등 함께 활동하는 방식에서 개인 주제 탐구나 보고서 등 혼자서 하는 형태가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수행평가 비중을 늘린 곳이 많다. 지난해보다 등교인원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수도권 대부분의 학교는 1학기 개학 후 줄곧 2/3가 등교를 유지했고 지방에서는 전교생이 등교하는 학교도 적지 않았다. 서울 한영고 박여진 교사는 "올해부터 실시간 쌍방형수업에서 수행평가 활동·기록이 가능해졌다"며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상황에 맞는 다양한 수행평가가 재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청의 권고도 한몫했다. 지난 2학기 수행평가 시행여부를 학교 재량에 맡겼던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일선학교에서 수행평가를 20% 이상 실시하도록 권장했다.
◆달라진 수업, 평가도 바뀌어야 = 코로나19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교육 현장은 수행평가를 계속하고 있다.
박상재 동대부여고 수석교사는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창의적이고 논리적으로 있는 지식을 활용하고 다른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교사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강의를 하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협의하고 탐구하면서 배우고 교사가 그 과정을 관찰해 평가해주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입시에서도 수행평가는 의미가 있다. 성적을 포함해 학교생활 전반을 들여다보는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특히 눈여겨본다. 경희대 입학전형연구센터 임진택 팀장은 "대학은 수행평가를 교과성적 평가에서 한번, 세특 기록에 대한 정성평가에서 또 한번 살핀다"며 "세특에서는 자기 주도적 학습 태도와 의지, 탐구력 등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수행평가에 대한 엇갈린 시선 = 수행평가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학교·교사별 편차 등의 문제도 있지만 현재 수행평가의 방식이나 규정을 알지 못하거나 오해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논쟁하는 사례가 잦다.
우선 '기준이 모호하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현재 평가계획은 공시 정보다. 학기 초 학교 홈페이지와 학교 알리미를 통해 공개된다. 교과별 수행평가 시기와 방법, 평가 영역과 성취 기준, 배점까지 상세히 안내한다.
한 특목고 교사는 "대부분의 교과 수행평가 관련 내용은 기초자료 조사 외에 학교 수업시간 중에 있지만 학부모와 학교 밖에선 이런 내용을 여전히 모른다"며 "교육당국은 학부모나 일반인 대상으로 사례·정보 공유에 적극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평가에 대한 관점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평가가 서열화되는 '점수'를 선호하는 이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경기 인창고 김덕년 교장은 "상대평가 체계에서 등급을 내야 하는 과목은 변별 때문에 교과서 귀퉁이의 개념을 가져와 고난도 문항을 출제한다"며 "교육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로 갔을 때 이런 평가체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나래 내일교육 기자 len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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