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고래" 상괭이, 구애행동 포착
국립공원연구원 촬영
혼획으로 개체수 급감
영상에는 1마리의 상괭이를 둘러싸고 3마리의 다른 상괭이가 서로 경쟁하듯 헤엄치는 모습과 이후 2마리가 무리에서 떨어져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서로 부둥켜안는 모습이 담겼다.
국립공원연구원 연구진이 영상을 분석한 결과, 영상에 포착된 상괭이 4마리의 크기는 1.5~2m로 4~5년 이상의 개체들로 추정된다.
상괭이 짝짓기는 4월부터 6월 봄철에 주로 이루어지고 긴 시간 구애 행동을 거친 후 물 속에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괭이는 쇠돌고래과에 속하는 소형 돌고래로 최대 2m까지 성장하며, 다른 돌고래와 달리 주둥이가 짧고 앞머리가 둥글며 등지느러미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갓 태어났을 때는 흑색이지만 성장하면서 회백색을 띤다.
상괭이는 홍콩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동부 연안에만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서·남해 연안과 동해 남부 연안에 출현하며 서해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보통 육지에서 5~6km 이내의 수심이 얕은 연안이나 섬 주변에 서식하지만, 하구역과 항만 인근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상괭이는 주로 2~3마리가 무리를 이루어 서식하며, 먹이가 풍부한 곳에서는 30마리 이상이 큰 무리를 이루기도 한다.
상괭이는 조선시대 어류학서인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상광어(尙光漁)'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만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는 상괭이 세계 최대 서식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서해 연안에 서식하는 상괭이 개체수는 2004년 3만6000여마리에서 2016년 1만7000여마리로 급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2016년에서 2020년 5년 동안 '혼획 좌초 표류'한 상괭이는 4000여마리에 이르고 연평균 800마리 이상의 상괭이가 폐사체로 발견된다 .
상괭이는 1979년 2월부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Ⅰ에 등재됐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에서 보호를 받는 포유류다.
상괭이 최대 서식지인 우리나라에서 상괭이가 급갑한 이유는 그물 때문이다. 상괭이는 일정 시간마다 수면 위로 올라와 숨을 쉬어야 하는데, 그물에 걸리면 숨을 쉬지 못하고 질식해서 죽는다.
특히 일명 '잠자리채그물'로 불리는 '안강망'이 상괭이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상괭이들이 먹이를 따라 안강망에 들어가면 빠져나가지 못하고 죽는다. 이렇게 매년 1000마리 가량의 상괭이가 죽고 있다.
최승운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소형고래류인 상괭이는 혼획(그물에 걸려 죽음) 등의 이유로 개체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라며 "앞으로 상괭이의 서식지 보전과 해양생태계 건강성 향상을 위해 개체수, 분포, 행동 등을 체계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