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70%, 전국 최악 원수를 정수해 마신다
대구안실련, 대구 정수장 수질 분석 공개
총유기 탄소량(TOC)기준 3·4등급 수질
대구시, "측정결과 사실이며 자체관리중"
대구시민 70%가 생활용수로 쓰기 어려운 3등급과 4등급의 낙동강 물을 정수해서 마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법에 따른 법정 수질검사 항목은 아니지만 수질오염 지표인 총유기 탄소량(TOC)기준으로는 3등급과 4등급 수준의 낙동강 원수를 정수해 시민들에게 공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안실련)은 대구시민의 먹는 물 70%를 공급하는 매곡 및 문산취수장의 원수와 정수한 물에 대한 품질수준을 확인해 본 결과, 지난 한해 수질오염 지표인 총유기 탄소량 평균값은 매곡취수장 4.3mg/L(최대 5.3), 문산취수장 4.4mg/L(최대5.2)로 각각 나타났다고 공개했다. 이는 생활용수로 쓰기 어려운 3등급과 4등급 물을 정수해서 마신 것이라고 안실련은 설명했다.
환경정책기본법시행령 기준에 따르면 2등급 물은 일반적인 정수처리를 통해 생활용수로 쓸 수 있는 반면 3등급은 고도의 정수처리를 해야만 생활용수로 이용할 수 있고 일반적인 정수처리를 하면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어 3등급 수질은 식수원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정수처리한 수돗물의 경우도 지난해 평균 매곡정수장은 1.5mg/L(최대 1.9), 문산취수장은 1.8mg/L(최대 2.1)로 매곡정수장은 65%, 문산정수장은 59%의 정수 효율을 나타냈다. 즉 약 40%는 정수가 안 된 상태의 유기물이 포함된 수돗물이 시민들에게 공급된 셈이다.
문산과 매곡의 정수 총유기 탄소량 평균값은 고산정수장(0.9mg/L)에 비해 매우 나쁜 수준의 수돗물이고 시중에 시판중인 생수(P사 0.03mg/L, S사 0.08mg/L)와 비교하면 최대 60∼22배 높은 수치이다.
안실련은 "대구의 낙동강 취수원 상류 구미공단 등에서 약 2000여 종의 다양한 화학물질이 배출되고 있고 오폐수도 하루 수십만 톤 이상 방류되고 있는 등 오염원이 비중이 높고 구미공단과 대구취수장 사이의 유하거리가 짧아 오염원에 대한 상쇄 및 자정이 되지 않고 단시간에 정수장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총유기 탄소량(TOC:Total Organic Carbon)은 물속에 함유되어 있는 유기물질의 농도로서 물속에 포함된 전체 탄소량을 의미하며 수질의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전체 유기물의 90% 이상 실시간 측정할 수 있어 대부분 선진국에서 사용하고 있다.
안실련은 "낙동강 수질 관리를 위해 전체 유기물의 20~50% 정도만을 측정할 수 있는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기준만 적용하지 말고 정부는 총유기 탄소량기준의 수질오염 총량제 관리 도입 조기 시행과 먹는물 관리기준에 총유기 탄소량 항목을 반드시 포함되어 상시 측정 관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14일 안실련의 주장에 대해 "TOC측정 결과치는 사실"이라며 "수질검사는 수도법에 따라 원수는 법정항목 31개, 정수는 60개지만 대구시는 자체감시항목으로 원수 300개, 정수 308개 항목의 수질검사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TOC는 법정항목에 해당되지 않으나 자체감시항목으로 정해 원수는 월 1회, 정수는 분기 1회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