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기업의 비밀│(37) 코엔텍

버려지던 산업폐기물, 탄소제로 이끈다

2021-09-30 12:46:51 게재

매립과 소각, 스팀 생산으로 수익 안정적

스팀 1톤이 벙커C유 69리터 대체 효과

신규 진입장벽 높고 일감 늘어 미래 밝아

버려지던 산업폐기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다. 환경이 강화되면서 미래는 더 밝다. 경기가 활발할 수록 산업페기물 발생량은 늘어난다. 반면 사업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업체 수가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일감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민석 코엔텍 대표가 16일 울산 본사에서 산업폐기물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형수 기자
특히 산업폐기물은 폐기물 발생 업체가 수거비용을 낸다. 폐기물 수거로 돈 벌고, 수거한 폐기물로 생산한 스팀을 팔아 또 돈을 번다. 스팀을 통해 탄소중립에도 기여하고 있다. 스팀 1톤은 벙커C유 69리터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

울산시 미포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코엔텍(대표 이민석) 이야기다. 코엔텍은 산업폐기물 전문처리 기업이다. 아이에스동서의 이앤아이홀딩스가 대주주다.

코엔텍은 국내 최대 규모의 소각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소각로 3기는 각각 일 463톤의 소각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연간 18만5000톤의 폐기물을 처리한다.

회사는 산업폐기물 매립과 소각을 넘어 소각열에너지로 스팀을 생산한다. 소각열에너지는 폐기물을 소각하면서 나오는 열을 회수해 스팀 전기 난방 등 다양한 형태로 전환시킨 에너지를 말한다.

보통 폐기물 1톤을 소각하면 약 5톤 가량의 고압스팀이 생산된다. 코엔텍은 생산한 스탬을 인근에 있는 SK에너지, SK픽글로벌(SKpicglobal) 등에 공급한다. 지난해에만 총 74만여톤을 공급해 25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코엔텍 매출의 32% 수준이다.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민간 소각전문시설이 생산한 소각열에너지는 원유 약 200만톤을 대체하고 온실가스 660만톤을 저감할 수 있는 규모다. 이는 자동차 약 6만대를 1년 이상 운행할 수 있는 연료와 맞먹는 에너지다.

16일 울산 본사에서 만난 이민석 대표는 "소각열에너지는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과 달리 국내 자체조달이 가능한 매우 유익한 에너지원"이라며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공장은 원유를 정제할 때는 스팀을 사용해 일정 온도로 가열하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한다. SK에너지 등은 스팀 구매로 자체 스팀 생산을 위해 원유를 사용하지 않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고 있다. 스팀 구매비용이 자체 스팀 생산비용보다 훨씬 저렴해 경제적 이득도 취하고 있다.

코엔텍은 대규모 매립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립지 1공구(111만㎥)는 2010년 매립 용량을 다 채워 사후관리(30년)에 들어갔다. 2·3공구(209만㎥)는 사용 중이고, 120만㎥ 규모의 4공구를 새롭게 조성할 예정이다.

코엔텍 폐기물과 환경관리도 최고 수준이다.

폐기물 전용보관장에서는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반입된 폐기물은 외부와 엄격히 차단된 전용보관장에서 선별파쇄와 혼합 과정을 거친다. 균질한 열량으로 완전연소를 하기 위한 조치다.

연소과정에서 발생되는 유해가스는 대기오염방지시설을 통해 각종 오염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한다. 김재일 공장장은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 배출허용기준의 경우 석유 금속 시멘트 등 전통적인 굴뚝산업(130~270ppm)보다 3배 가량 높은 50ppm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질소산화물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촉매 환원탈질시설(SNCR)을 운영하고 있다. 고농도 수산화칼슘 액체를 분사해 황산화물과 염화수소를 중화하는 반건식 반응탑 등 6단계에 걸친 세계 최고 수준의 대기오염방지 시설을 구축했다.

코엔텍 제어실은 소각과정에서 발생되는 유해물질 농도와 폐기물 소각과정이 모두 실시간 점검되고 있다. 마치 첨단 연구소를 연상케 했다.

이 대표는 "소각열에너지 생산과 이용 극대화는 기업의 환경경영에 기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인데도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과 지원 정책은 전무하다"며 아쉬워했다.

소각열에너지를 '방치에너지'가 아닌 '실체화된 에너지'로 법제화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매립되는 가연성폐기물의 열에너지화도 주문했다. 2025년에 사용이 끝나는 수도권매립지의 경우 한해 반입되는 폐기물 299만톤 가운데 53%인 160만톤이 가연성폐기물이다.

이 대표는 "가연성페기물을 그냥 매립할 게 아니라 산업폐기물 소각시설을 활용하면 열에너지로 회수할 수 있다"며 "이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원선순환 정책, 그린뉴딜정책과도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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