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미옥 두메팜스 대표

"청년 찾는 농촌, K-축산 만들고 싶다"

2022-04-07 11:56:06 게재

"동물농장 놀이공원 꿈 … 냄새 잡으니 황금알을 낳는다"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두메팜스의 이현우(34)부장은 세계적인 대기업 삼성전자 부장들이 부럽지 않다고 한다. 친환경 식품문화를 선도하는 서미옥(60세) 두메팜스 대표는 '대기업 부장이 부럽지 않는 아들'을 항상 데리고 다닌다. 이것이 서 대표 최고의 자랑이다.

3대가 가업으로 이어가며 차별화된 유통시스템과 선진축산 기술로 건강한 계란을 생산·공급하는 농업회사를 가족 경영하고 있다. 1일 인터뷰에서 서 대표는 "독한 (닭똥)냄새를 잡았더니 황금알을 낳는다"며 "청년들이 찾는 농촌, 국민들에게 사랑받은 K-축산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1일 인터뷰 후에 두메팜스 서미옥 대표가 아들 이현우 부장과 함께 황금알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서원호 기자


■ 33년 양계경력이라고 들었다

1989년 경기도 이천에서 3500수 규모(유정란)로 시작했다. 뉴캐슬병으로 닭이 모두 폐사하고, 태풍으로 계사 3동 중 2동이 무너지고 유통상인에게 사기도 당했다. 2001년 지금의 경기도 안성 소재로 농장을 이전하자마자 2003년, 2010년, 2011년 조류독감(AI)이 발생해 기르던 닭을 모두 살처분 당했다. 자식을 잃은 듯이 아팠다. 33년이 지난 지금 계사 4동의 산란계 32만수, 1일 계란생산 평균15만개, 두메팜스 전용 1일 포장 50만개 처리용량의 식용란수집판매(GP)센터, 전용사료차량 운행, 직원 25명, 연매출 120억원 등 외형에서 대략 100배 성장했다.

■ 100배 성장의 비결은

첫째는 분업화였다. 사육과 계란생산, 유통과 계분퇴비화로 철저히 분업화했다. 90%이상의 산란율로 생산성과 수익성이 올랐다. 둘째는 차별화였다. 무항생제 계란, 천연미네랄의 기능성 계란, 신선란으로 품질의 고급화를 추구했다. 단골 충성고객이 생겼고, 시장의 신뢰로 이어졌다. 셋째는 발로 뛰는 영업이었다. 계란 갖고 서울 강남의 유명아파트를 찾아다녔다. 입소문의 도움으로 농협안심계란으로 납품길이 열렸고, 또 한국야쿠르트 '잇츠온신선란'의 주문자 방문판매로까지 발전했다. 넷째는 면역력 증강이었다. 조류독감 방역법인 석회석의 일종인 도로마이트라는 천연제균제와 안심클린(치아염소산수)을 수입해 계사에 도포하고 살균하는 방법으로 닭 진드기(와구모)를 퇴치했다. 무항생제 사료와 HACCP 인증을 받은 배합사료를 검증받은 1대의 전용 사료 차를 사용해 병원균과 오염물질을 차단·운송하고 있다.

다섯째는 다각화였다. 유기질퇴비농업회사 법인 두메바이오를 설립해 계분을 비료화시켰다. 여섯째는 계분악취 저감화였다. 2012년부터 냄새 안내는 두메팜스를 시작했으니 어느덧 11년째가 됐다.

■ 양계장에 악취 민원이 없는 이유는

양계장은 160가구가 사는 마을에 함께 있다. 양계장 주위를 주택과 공장이 빙 둘러있다. 계분냄새를 잡은 결과, 민원 없이 함께 살 수 있게 됐다. 악취저감에 복사골영농조합법인의 법인조합원인 후인바이오 서성록 회장의 도움을 받아 성공한 덕분이다. 2012년부터 후인바이오의 사료첨가제 피드메이트를 사용한 이후 냄새 일체를 없앴다. 닭들의 건강이 좋아지고, 계란의 품질도 매우 좋아졌다. 닭은 사료섭취량의 70%를 배설한다. 장내에 부패균이 많으면 설사하고, 냄새도 심하다. 유익 균이 넘치면 구수한 냄새의 똥을 알알이 황금알처럼 싼다. 최고의 계분은 퇴비로 재활용된다. 농가 최고의 비료로 인기가 매우 높다. 판매 걱정없는 퇴비가 우리 '두메바이오'의 퇴비다.

■ 앞으로 계획과 비전은

우리 안성의 일죽면, 죽산지역에 축산 농가들이 많다. 축분 악취의 오명을 벗었으면 좋겠다. 또 조류독감은 어느 한 양계농장이 면역력 높은 닭으로 기르고, 온갖 방역을 다하는 노력만으로 예방할 수 없다. 공기타고 오는 바이러스를 막자면, 주변 지역이 다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런 노력으로 대한민국이 변해야 한다.

최근 안성시 서쪽에 삼성 반도체공장이 들어온다는 뉴스를 접했다. 악취, 냄새나는 안성이면 곤란하다. 도시농촌 융복합산업 내지는 농업축산 융복합산업클러스터, 6차산업 농업축산식품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냄새 없는 안성 축산의 꿈'이 이루어져야 한다. 내 꿈은 '두메팜스 동물농장'이다. 우리 농장을 찾는 사람들이 가축동물들과 놀이공원 찾듯 와서 놀다가는 거다. 계란빵도 만들고, 고기도 현장에서 굽고, 사가는 체험농장이다. 그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 정책당국이나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농촌과 축산의 소멸 위기가 심각하다. 청년층이 농촌축산에 정착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전략은 K-축산으로 대전환이다. '떠나는 농촌에서 하고 싶은 농축산업'이 되면 청년들이 농촌으로 와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민간이 창조적인 혁신을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풀고, 입체적으로 지원해주면 좋겠다.

■ 두메팜스의 주요연혁

두메팜스는 농업법인회사로 서미옥 대표 부부가 결혼한 아들과 딸 부부와 함께 운영하는 가족경영체다. 특히 아들 이현우(34세)씨는 2009년부터 함께 일했다. 딸 이민주(33세)는 2014년부터 회계업무로 합류했다. 두메팜스는 △2006년 가축질병관리 우수농장(안성시장) △2007년 친환경농산물인증 △ 2008년 이름다운 농장조성 사업농장선정(아름다운 농장말들기 실천협의회) △2010년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안성시 우수농가 선정(산란계 유일) △2011년 HACCP 인증 △2013년 제18회 경기도 농업인의 날 중소가축부문 농어민 대상 △2017년 8월 유통단계 식용란 수집판매업분야(GP) HACCP 인증 △2018년 8월 산란계(식용란) 품목란 HACCP황금마크인 안전관리통합인증 △2019년 선별포장업 허가(경기도)를 획득했다. 축산물안전관리통합인증제란 가축의 사육 축산물의 처리 가공 유통 및 판매 등에 참여하는 농장 또는 작업장 업소 등 각 단계의 모든 곳이 HACCP을 적용하고 있는 브랜드 경영체에 인증하는 제도로 HACCP이력 추적제로 두메팜스의 자랑이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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