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를 빛낸 지자체 정책│서울 강동구 '공간복지'

생활밀착형 공공시설로 지역격차 줄였다

2022-04-27 10:50:55 게재

'공간 불평등' 해소에 주력

140여곳에 공공디자인 접목

"전입신고할 때 센터를 홍보하면 어때요? 천호1~3동하고 암사1동까지 동주민센터와 연계하면 돼요." "청년을 대상으로 했는데 중장년 문의도 많습니다. 요리강좌는 1시간만에 마감됐어요."

서울 강동구 천호동 천호아우름센터. 아파트단지 내 상가시설을 매입해 1인가구 지원센터를 비롯해 보건지소와 체력인증센터 등을 배치, 이름 그대로 아우러지게 만든 공간이다. 다양한 시설을 둘러보던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주민들이 '이 동네에 이런 시설이 생길 줄 몰랐다'며 구의 진정성을 믿어주신다"며 "현실화돼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정훈(가운데) 강동구청장이 천호아우름센터 내 1인가구 지원센터를 대표하는 공유주방에서 공간복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강동구 제공


27일 강동구에 따르면 민선 7기를 대표하는 정책은 '공간복지'다. 고덕·강일지구를 중심으로 비즈밸리와 일반산업단지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집중되면서 점점 심화되는 지역간·계층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택한 해법이다. 이 구청장은 "특히 공간에 대한 불평등이 가장 심각하다"며 "상대적으로 생활SOC 시설이 부족한 천호동 지역에 집중, 3년 10개월간 140여곳을 새롭게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벽지를 흰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꿨더니 아이들 집중력이 높아졌다고 해요. 햇볕이 잘 드는 방에서는 유대감이 상승하죠. 신경건축학 이론으로 이미 검증된 내용입니다."

공간이나 건축물이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따지는 공간복지 개념을 행정에 접목하고 공공디자인을 입혔다. 아우름센터는 그 대표 시설이다. 서울의 관문에서 낡고 빛바랜 거리로 퇴색해가고 있는 구천면로 일대에는 취약계층과 1인가구 등 어려운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지역 특성을 면밀히 살피고 꼭 필요했던 시설들을 집약시켜 맞춤형 서비스를 연계한다.

5개 '강동형 공간복지' 시설은 특히 주민들 사랑을 받는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맞춤형 공간을 조성하는 '행복학교'가 우선이다. 2018년부터 45개 학교 공간을 개선하고 독자적인 색을 입혔다.

5호점까지 문을 연 북카페도서관 '다독다독'은 단순히 책만 빌려 읽는 곳이 아니다. 책과 차를 매개로 주민들이 소통하면서 작은 공동체를 형성해가고 있다. 기존 도서관과 달리 음악이 흐르고 주민들은 굳이 책을 읽지 않고도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자유롭게 휴식을 취한다.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들을 위한 복합공간 '아이·맘 강동'은 현재 8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강동구 어디서나 10분 내에 이용할 수 있도록 권역별로 설치했다. 소통 나눔 힐링 등 각 시설마다 특색을 입히고 장난감도서관 열린놀이터와 함께 영유아 발달 촉진을 위한 놀이과정을 연구·지원하는 아이자람터 사업을 진행한다.

경로당을 아동청소년과 공유하는 '꿈미소'에 노인 체형에 맞는 가구를 배치하는 등 공공디자인을 입힌 어르신사랑방까지 주민들 만족도는 97%를 웃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주민들에게 필요한 공간, 이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세심하게 살피는 수요자 중심이 핵심"이라며 "55만명 주민들을 품을 수 있는 기반시설 확충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선7기를 빛낸 지자체 정책" 연재기사]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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