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레미콘공장 부지 개발 속도, 구글 유치전까지

2022-04-29 10:39:15 게재

삼표, 4차산업 검토

지방선거에 청사진

부지 용도변경 관건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 레미콘공장 부지 개발 계획에 부동산업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종 개발 청사진이 제시되면서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29일 삼표그룹에 따르면 삼표산업은 현대제철로부터 성수동 부지 매입을 결정한 뒤 레미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6월말까지 철거에 들어간다. 레미콘 공장 부지에는 글로벌 기업 본사나 문화체육시설, 고급 주거시설 등이 검토되고 있다.

공장 부지가 있는 서울 성동구는 개발기대 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수동 레미콘공장 부지는 인근에 뚝섬과 서울숲, 강변북로가 접해있어 서울의 노른자위 땅으로 꼽힌다.

성동구청장 국민의힘 후보로 경선에 나선 강맹훈 전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이곳에 구글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국내 구글 사무실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고, 회사 특성상 친환경 사무공간을 선호하고 있어 성수동이 가장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도 성수동 부지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시절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돼 50층 높이의 건물을 짓는데 규제가 없다.

현재 이 부지는 1종일반주거지역으로 개발계획에 따라 준주거지나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용도가 변경되면 땅값은 3.3㎡(평) 당 2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2만8000㎡(8500평) 공장부지가 2조원대의 금싸라기 땅으로 바뀌는 것이다. 현대제철 소유 면적은 2만2924㎡이고 국공유지가 4904㎡다.

현대제철이 삼표 측에 매도할 금액에도 관심이 높다. 삼표는 개발가치를 고려하면 2조원대를 내야하지만 당장 땅값을 지불할 자금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사돈회사인 현대제철 측이 헐값에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배임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개발 여력이 없는 삼표는 투자유치를 통해 개발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성수동 레미콘 공장이 중단돼 삼표산업 실적 하락이 예상되면서 당장 기업가치를 유지할 경영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성수동 부지 개발을 통해 그룹 전체의 경영전략을 수정하고, 후계구도를 구축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용도변경 등 절차가 복잡해 개발계획을 세우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자가 개발계획에 맞게 용도를 제안하면 지역 특성에 따른 용도변경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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