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에 웬 프리미엄

2022-05-06 11:22:18 게재

웃돈 가로챈 분양대행업자 유죄 판결

외국인에게 지역주택조합원 자격을 주겠다며 프리미엄(웃돈)을 받아 빼돌린 업자들이 징역형의 처벌을 받게 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단독 임광호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피해자에게 편취금 2000만원 배상 및 사회봉사 80시간을 각각 명령했다.

A씨와 B씨는 서울 관악구의 한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분양팀에서 근무해 왔다. 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자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이 지역주택조합 추진위는 조합원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을 상대로 임의세대 분양 형식으로 조합원을 모집하고, 정상적인 신탁계좌가 아닌 추진위 계좌로 분양대금을 받으라는 지시를 했다.

2018년 4월 이들은 홍보관을 찾은 C씨에게 "외국인은 조합원 자격이 없으니 임의세대 분양을 신청해야 한다"며 "조합원 자격을 상실한 세대를 임의로 분양 받게 해줄테니 조합분담금 이외 프리미엄(웃돈)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속은 C씨는 추진위에 분양대금을 입금하고 프리미엄 2000만원을 A씨 등에게 건넸다. A씨 등은 이 돈을 현금화한 뒤 사용했다. 추진위는 나중에 C씨에게 분양대금을 환불해줬지만 A씨 등이 받은 프리미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임 부장판사는 "A씨 등은 피해자의 오인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며 "편취액을 변제하지 않고 반성하는 태도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한편 A씨 등이 분양대행을 맡은 지역주택조합 역시 수년째 조합원만 모집하면서 진행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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