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기업 직원 횡령 잇따라
2022-05-18 11:13:24 게재
아모레퍼시픽 오스템임플란트 LG유플러스 등
코인 주식 불법도박 유혹 … 윤리의식 실종
이번 사건은 직원 1명이 아니고 3명이 개입했고 수년에 걸쳐 반복됐다는 점에서 충격이다. 최근 국내 유명회사에서 횡령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17일 아모레퍼시픽은 내부 공지 글을 통해 영업사원 3명이 일으킨 35억원대 횡령 사건을 직원들에게 공개했다.
횡령으로 적발된 영업사원 3명은 샴푸나 치약 같은 생활용품 영업 담당으로 거래처에 납부해야 할 대금을 착복했다. 또 허위 견적서나 세금 계산서를 발생하는 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 판매 프로모션 시 판매처에 제공해야 할 상품권을 개인적으로 현금화 해 쓰기도 했다.
이들은 이 돈을 주식과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거나 불법 도박에 쓴 것으로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내부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고 징계도 마무리 지었다. 아모레퍼시픽은 횡령 대금 35억원 대부분을 회수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 직원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직원 횡령이 수년간 이뤄졌고 3명 직원이 각각 따로 횡령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직원 윤리의식이 바닥이라는 평가다.
특히 2016년 이후 역대 최고 매출을 찍은 이후 실적이 좋지 않고 최근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회사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영업활동 전반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앞서 클리오에서도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클리오 직원 A씨는 지난해 초부터 올해 초까지 약 1년간 홈쇼핑 화장품 판매업체에서 받은 매출 일부를 개인 통장으로 입금하는 등 수법으로 18억9000만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A씨는 횡령액 대부분을 도박에 탕진해 추징 보전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1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관리 직원이 회삿돈 2215억원을 빼돌려 주식 투자 등에 사용하다가 적발됐다. 우리은행에서도 4월 내부감사에서 직원이 614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밖에도 서울 강동구청 공무원이 공금 115억원을 횡령해 주식 투자에 쓰다 적발됐고, 계양전기에서도 직원이 공금 245억원을 빼돌렸다가 구속됐다.
3월에도 LG유플러스의 팀장급 직원이 수십억원을 빼돌리고 잠적한 사건이 발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동안 코인 주식 등 열풍이 불면서 일확천금을 노리고 회사돈을 횡령해 투자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업체별로 맞춤형 윤리교육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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