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100일간 정체성 찾기' 나섰다

2022-06-13 11:45:19 게재

비대위원장 '이은주호' 출발

"누구를 대표할지 찾겠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 완패로 존립 위기에 몰린 정의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100일 동안 정체성 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정의당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주겠다는 얘기다.

전국위 참석한 심상정 의원과 배진교 의원 | 정의당 심상정 의원(왼쪽)과 배진교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12일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비대위 구성 관련 전국위원회 회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비대위는 앞으로 정의당이 누구를 대표할 것인가, 정의당이 누구와 함께 정치를 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답을 찾겠다"며 "정의당의 정체성, 노선과 입장, 태도를 분명히 확립하겠다"고 했다. 이어 "당원과 지지자, 시민들에게 진보정당으로서 정의당의 존재 이유를 다시 밝히고, 정치적 효능감을 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정의당은 그동안 '페미니즘 정당'으로 불리며 중심 축이었던 '노동 의제'가 뒤로 밀리고 핵심지지층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등 정체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편으로는 이해관계에 따라 '민주당 2중대'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이는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로 이어졌다.

지방선거 직후 지도부 전원 사태가 결의됐고 비대위원장으로 이은주 원내대표가 '정의당호'의 방향을 설정하는 키를 쥐게 됐다. 하지만 심상정-노회찬 이후 리더십 부재 논란이 컸던 정의당이 이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내부의 기득권 다툼을 해소하고 '새로운 정의당'을 세워나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오는 9월 27일 7기 동시당직선거일까지 100일이 조금 넘는 시간이 주어졌다. 이 수석대변인은 "비대위는 혁신지도부 선출을 준비하면서도 아래로부터 당을 진단하고 진로를 모색하는 '혁신평가'에서 도출된 과제를 집행하고 당원과 시민들에게 결과를 보고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전국위원회에 앞서 "가장 두려운 것은 선거에 참패했다는 것, 의석을 잃었다는 것이 아니라 정의당의 정치가 지속가능한가라는 시민의 물음"이라며 "어떤 경우라도 우리 스스로 가혹하게 우리안의 진짜 문제를 찾아내고, 죽을 힘을 다해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깊은 회의와 좌절감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면서도 "비록 어렵고 고통스럽지만, 우리 스스로의 문제에서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시민들은 다시 우리에게 의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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