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을수록 자전거 교통사고 치사율 높다

2022-06-15 11:36:16 게재

서울 염창IC 부근 사고 가장 많아 … 5년간 사망자 499명

운전자 나이가 많을수록 자전거 교통사고의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중 6월에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서울 안양천 합수부 일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자전거 음주운전이 증가해 대형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로교통공단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자전거 교통사고가 총 2만7239건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449명, 부상자는 2만9142명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사고 발생 시기를 월별로 보면 6월에 3228건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이는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며 야외 활동이 정점에 달하는 시기적 요인에 따른 것이다. 9월 2965건, 4월 2894건, 7월 2848건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자전거 교통사고 누적 건수는 1~6월까지 점차 증가하다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7~8월 다시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30일부터 7월 31일까지 두 달간 이륜차·자전거·전동킥보드 등 PM에 대해 횡단보도 주행, 음주운전 등 7개 위반행위 특별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명동 인근에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너고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서대연 수습기자


자전거 교통사고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1.65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61)보다 조금 높았다. 연령별로는 운전자가 20세 이하일 때 치사율이 0.32, 65세 이상일 때 3.56으로 운전자 연령대가 높을수록 치사율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40대 아래에서는 자전거 대 사람 사고가 높았고 50대 이상 연령대에서는 자전거 대 자동차 사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교통사고 가해자 안전모 착용률은 20%에 불과했다.

도로교통공단 분석에 따르면 같은 기간 자전거 사고가 10건 이상 발생한 지점은 전국 37곳이다. 1위는 18건 발생한 서울 안양천 합수부(염창IC) 일대다. 안양천 합수부는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이다. 안양천을 따라 한강으로 나오는 사람과 한강 일대를 산책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평소에도 붐비는 곳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인근 구름다리 근처(17건)도 자전거 교통사고 다발지역이다. 이곳은 당산역에서 한강으로 진입하는 구간이다. 도림천과 안양천이 만나는 지점인 지하철 2호선 도림천역 인근에서도 자전거 교통사고가 15건 발생했다. 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탄천 합수부 지점(15건)도 교통사고 다발지역이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심야 귀갓길 '택시 대란'이 이어지자 길가에 있는 공공자전거로 귀가하는 주취자가 증가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도 오는 7월31일까지 특별단속에 돌입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약 5개월 간 서울 시내의 자전거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1.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심야시간대 택시 대란 등으로 '따릉이' 등 공유형 이동수단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음주 상태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도로교통법 156조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전거 등을 운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자칫 위험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03%가 넘는 상태로 자전거를 타다 적발되면 3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일부에서는 전동 킥보드는 지난해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음주운전 적발 시 범칙금이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랐지만 자전거는 2018년 범칙금 도입 이후 그대로라 처벌이 약한 것도 음주운전 증가의 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고영우 도로교통공단 교통AI빅데이터융합센터장은 "자전거 교통사고는 외부 활동 여건이 좋을수록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안전모와 보호장비, 운행 전 자전거 점검, 횡단보도에서 자전거 끌고 건너기, 야간운행 시 라이트 켜기, 음주·과속 운전 금지 등을 지키는 올바른 운행으로 사고 발생 및 인명 피해를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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