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주요 사업 통째로 흔들린다

2022-06-16 12:00:35 게재

홍준표 "폐지·재검토"

인수위, 실천방안 마련

대구시 주요 사업이 뿌리째 흔들릴 전망이다. 16일 대구시와 대구시장직 인수위에 따르면 권영진 시장 8년 재임기간 동안 어렵게 해결 실마리를 찾았던 주요 사업들이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다.

지난 7일 인수위 활동이 본격화된 이후 북구 농수산물 도매시장 현대화사업부터 제동이 걸렸다. 홍 당선인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달성군 하빈면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고 인수위도 이전 추진을 예고했다.

대구시는 지난 2018년 4월 현재 부지에 유통시설을 추가해 확장·재건축하기로 결정했다. 도매시장 부지가 협소하고 시설도 낡은데다 현대화된 물류시설이 부족해 영남권의 중심 공영도매시장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봤다. 소요예산은 시 예산 895억원과 국비 180억원까지 총 1075억원이다. 당초 2024년까지 마치기로 했는데 2026년까지로 연기됐다.

인수위 예고에 대구시는 당혹해하고 있다. 도매시장 구성원들 동의를 얻어야 하고 새로운 입지의 적합성 등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시도 한때 이전을 검토했지만 부지를 찾지 못한데다 구성원들의 반발 등으로 현대화로 가닥을 잡았다. 이전할 경우 사업기간이 장기화되고 사업비 확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2대구의료원 건립은 시장이 결재한 서류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원점에서 재논의되는 분위기다. 지난 2020년 2월 18일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하면서 공공병원 역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폭증했고 시는 지난 3월 제2의료원 추진을 공식화했다. 당시 권영진 시장이 직접 나서 "취약계층에 대한 진료공백 완화와 필수 의료서비스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 2023년 기본계획 수립과 2024년 설계에 이어 2025년 착공하고 2027년 완공 등의 일정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민선 8기 출범을 앞두고 상황이 달라졌다.

제2의료원 건립을 요구해온 시민단체 등 반발이 예상되지만 계획이 아예 폐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준표 당선인은 "국내 의료기관은 모두 공공의료기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3년 경남도지사 시절에도 진주의료원을 폐쇄했다.

대구염색산업단지도 인수위가 외곽 이전을 본격 거론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수십년 전부터 이전압박을 받아왔는데 대체부지를 찾지 못해 존치를 전제로 악취와 수질오염 주 원인으로 지목된 하폐수처리장 지하화에 나선 참이다. 사업자도 선정한 상태라 자칫 민간기업과 분쟁도 예상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홍준표 당선인 공약이 준중돼야 하겠지만 적게는 수년간 길게는 수십년에 걸친 논의 끝에 최선 또는 차선책으로 결정된 숙원사업이 원점에서 다시 논의된다면 정책 혼선뿐 아니라 혈세 낭비, 이해관계자간 갈등 등 사회적 비용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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