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물놀이 안전수칙,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022-08-03 10:41:50 게재
이흥교 소방청장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방학과 맞물려 산과 바다, 전국의 유명 휴가지는 이미 피서객들로 북적인다. 그런데 일상을 벗어난 휴가지에서 한순간의 방심과 부주의가 돌이킬 수 없는 불행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올해도 물놀이 사고로 인한 사망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3일 충남 대천해수욕장에서는 입욕시간이 지나고 풍랑주의보도 내려져 출입이 통제되었지만 휴가를 나온 군인 2명이 바다에 들어갔다가 파도에 휩쓸려 숨졌다. 25일에도 강원도 양양군의 한 계곡에서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하던 3살 남자아이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후 사흘 만에 발견됐다.

최근 5년간 물놀이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47명에 이른다. 주목할 점은 해수욕장에 비해 하천과 계곡에서 3배 이상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안전요원의 손길이 닿지 않는 소하천과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려는 피서객들은 사고예방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국지성 폭우가 내리게 되면 갑자기 불어난 하천, 계곡은 빠른 물살과 깊은 수심, 흙탕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

최근 5년간 물놀이 사고 사망자 147명

소방청은 매년 물놀이 안전사고에 대비해 여름철 119시민수상구조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엔 전국 곳곳에서 1055명을 구조하고 7만1000여건의 안전조치를 하는 등 많은 활동을 펼쳤다.

올해도 전국의 주요 해수욕장 하천 계곡 저수지 등 200여곳에 119시민수상구조대를 선제적으로 배치해 관할 자치단체와 긴밀한 협력으로 물놀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물놀이 사고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부와 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자기 생명은 스스로 지킨다는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놀이 전에는 위험요인을 사전에 점검하고 자신의 수영능력을 믿고 무리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대부분의 물놀이 사고원인은 수영미숙과 안전부주의, 그리고 음주수영이다. 물놀이 금지구역에는 출입하지 않고, 준비운동과 구명조끼 착용, 음주수영 금지 등 피서객 스스로가 물놀이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동행한 유아와 어린이의 경우에는 인지능력과 신체능력이 떨어지므로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게 하고 보호자가 손을 뻗어 즉시 구조가 가능한 위치에서 물놀이를 하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국 13개의 안전체험관에서는 어려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안전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물놀이 안전수칙은 물론, 화재대피와 지진체험 등 다양한 재난에 대한 안전교육과 실습이 가능하다. 특히 전북안전체험관에서는 생존수영 물놀이 실습체험장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 역시 위급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교육과 안내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인 셈이다.

전국에 13개 안전체험관 프로그램 운영

올 여름 가족들과 전국의 안전체험관을 찾아보는 것도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즐거운 여름휴가가 될 수 있도록 코로나19 방역수칙도 준수하며 물놀이 안전수칙을 함께 실천해주시길 부탁드린다.